삶을 화려한 무술로 버무린 수작
'와호장룡'(EBS 밤 11.40)은 중국 무협영화의 전통을 새롭게 풀어낸 수작이다. 선과 악의 대립을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 상업적 무협영화와 큰 차이는 없으나 단순한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넘어서, 삶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전한다. 19세기 청나라 말을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문파 무당파의 수제자 이모백(저우룬파)와 그가 흠모하는 여성 협객 수련(양쯔충), 결혼보다는 무공으로 세상을 주유하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 소룡(장쯔이) 등의 사연을 화려한 무술로 버무린다.
배우들의 수려한 몸동작이 리듬감 넘치는 편집 속에 어우러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모백과 소룡이 대나무 숲에서 펼치는 대결 장면은 무협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대만 출신의 세계적 감독 리안이 메가폰을 잡았다. 2001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촬영상 미술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원제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2000), 15세 이상.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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