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는 119 대원들을 괴롭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마음 아픕니다."(김문수 경기도지사) "저희가 전화 응대를 잘못해 생긴 일입니다." (윤모 소방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김 지사의 전화에 관등성명을 대지 않아 전보조치됐다가 복귀한 소방관들을 만났다. 김 지사는 30일 오전 10시 경기 남양주소방서 상황실에서 오모(51) 소방위와 윤모(35) 소방교를 만나 "어제(29일) 원대복귀를 지시했는데 잘 근무하는지 마음 고생이 심할 텐데 확인 차 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평소 유머나 장난을 잘 못하는데 장난전화처럼 받아들여졌다니 당황스러웠다"며 "사실 119 대원들이 365일 24시간 명절도 휴일도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음을 항상 칭찬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그러나 "공무원들은 소속ㆍ이름을 대면서 대응할 줄 알았다"며 매뉴얼을 어긴 부분은 짚고 넘어갔다.
이에 오 소방위는 "장난전화라고 판단한 점은 잘못됐다. 기본적인 부분을 간과했다"고 했고 윤 소방교도 "이번 기회를 거울 삼아 더 철저히 근무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119 통화와 경기소방본부의 과잉 인사조치가 보도된 뒤 시작된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도 도홈페이지에는 수십 건의 항의 글이 올라왔고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통화 내용 패러디 및 성토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또한 경기소방본부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1일 도내 34개 소방서 소방관 5,000여명에게 김 지사의 목소리가 담긴 통화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 "친절하게 답하라"고 지시했다가 파문이 일자 음성파일을 삭제하라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 소방위와 윤 소방교는 김 지사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판단, 매뉴얼대로 응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3일 문책성 전보조치를 당했다가 29일 복귀했다.
남양주=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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