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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별세/ 이부영 민주ㆍ평화ㆍ복지포럼 공동대표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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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별세/ 이부영 민주ㆍ평화ㆍ복지포럼 공동대표 추모사

입력
2011.12.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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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태형!

이게 왠 일이요. 신병으로 입원 중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날 줄을 어떻게 알았겠오.

형이 사랑하는 딸 병민이 결혼식장을 찾지 못했는데 병민이가 결혼식장에서 펑펑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집사람에게 나중에 들었다오. 병상에서 딸 결혼식장에도 못 가는 형의 심정과 함께 병민이가 느꼈을 애통함을 생각하며 나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오. 사랑하는 딸 결혼식장에도 못 나가고 누워 있었을 김형의 심경이야 오죽했겠오. 기뻐해야 할 결혼식장이 숙연한 슬픔으로 가득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나도 가슴이 미어졌다오.

지금 생각하면 나라도 병민이 결혼식장에 갔어야 한다는 후회가 막급하지만 마침 그 날 경남 함안ㆍ의령ㆍ합천에 출사표를 던진 장영달 형 출판기념회도 외면할 수가 없었어요. 함안으로 내려가는 내내 김형을 생각하면서 빨리 자리를 차고 일어나기를 기도했어요.

그런데 이렇게도 빨리 세상을 등지다니...

김형! 지난 날 70~80년대 민주화 운동에서 우리가 그렇게나 바랐던 민주화와 통일된 조국은 어디까지 와 있나요? 민주화도 다시 뒷걸음질 치는 듯하고 통일조국을 향한 발걸음도 진전이 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1994년 김일성 주석 별세 때와는 달리 이번 김정일 위원장 별세에 보여주는 우리 국민들의 분위기는 몇 걸음 성숙한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민주화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염원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김형이 시대의 짐을 짊어지고 고통의 산을 넘으면서 이루어진 성과들입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당한 갖은 고문으로 육신이 찢어지는 가운데도 민주화 열망을 끝내 놓지 않았던 형의 높은 뜻이 이뤄낸 결과들입니다.

김형! 무거운 짐, 고통의 짐 이제 내려놓고 홀가분히 가시요. 뒤에 남은 우리들이 김형의 염원, 또 짊어지고 앞으로 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인재근씨, 병준 병민이는 걱정 마십시요. 남은 우리가 보듬어 안아 줄 테니까요. 사랑하는 남편, 자랑스런 아버지가 비춰준 그 불빛을 따라 우리 모두와 함께 승리의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입니다.

김형! 편안히 눈감고 안녕히 가십시요.

이부영 민주ㆍ평화ㆍ복지포럼 공동대표(전 열린우리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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