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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부회장 구속… SK수사 마무리 단계/ 선물투자 지시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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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부회장 구속… SK수사 마무리 단계/ 선물투자 지시는 누가?

입력
2011.12.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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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29일 새벽 구속되면서 '최태원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손실 그룹 보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검찰에서 대부분 혐의를 시인함으로써 사건의 윤곽은 대략적으로 드러났다. 2008년 그룹 계열사가 투자한 펀드에서 450억원을 빼내 선물투자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펀드 돈을 저축은행에 예금시킨 뒤 이를 담보로 900억원대 대출을 받아 선물투자 등에 이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누가 이를 지시했는지의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논리상으로는 최 회장 형제 가운데 한 사람일 수밖에 없고, 특히 2008년 선물투자로 자금상 곤란에 처했던 사람이 더 의심을 받게 되는 구조다.

SK 측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무관하고 동생인 최 부회장이 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 경우 SK 수사는 동생 최재원 부회장 구속으로 사실상 끝이 난다. 문제는 검찰이 이런 소명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최 부회장이 형의 선물투자에 명의만 빌려줬는데도 죄를 뒤집어썼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K 측은 최 회장 형제가 모두 선물투자를 했지만 그 시점이 최 회장은 2007년, 최 부회장은 2008년이고, 2009년에는 형제 모두 선물투자를 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2008년 펀드자금 횡령의 주체가 동생이라는 결론으로 연결된다. 최 부회장도 검찰에서 무속인 김원홍씨의 투자 권유를 받고 SK 계열사 출자 펀드를 운영하던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자금 조달을 부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지시했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가 2008년 선물투자의 주체일 수 있다는 정황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우선 2005년 이후 5,000여억원에 달하는 최 회장의 선물투자는 대부분 '최태원à최재원à김원홍'계좌 순으로 자금이 움직인다. 또 무속인 김원홍씨와의 투자위임계약서도 최 회장 명의로만 작성돼 있다. 2008년 무렵 지주사인 SK홀딩스에 아무 직책도 없었던 최 부회장이 불과 두 달 사이에 5개 그룹 핵심 계열사로 하여금 1,400여억원을 동일한 펀드에 출자하도록 지시할 정도의 권한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SK 측은 물론 이에 대해서도 "최 회장이 동생 계좌를 통해 선물투자를 한 것은 그룹 총수가 도박성이 강한 선물투자를 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투자위임계약서를 형제가 각자 만들지 않은 것도 세무 문제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이 최 회장에게 펀드 횡령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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