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중앙추도대회는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는'즉위식'을 방불케 했다.
2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추도대회는 김 부위원장이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 부위원장은 영결식 때와 같이 단추가 두 줄로 달린 검은색 코트를 입고 나타났다. 빈소와 영결식장에서 수시로 눈물을 흘린 그였지만 이날은 시종일관 무표정해 보였다. 때때로 TV카메라를 정면에서 응시했고, 좌우로 고개를 돌려 군중을 바라보기도 했다. 추위 때문인지 미간을 찌푸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추도대회는 후반부로 갈수록 김 부위원장에 대한 찬양과 충성다짐에 방점이 찍혀 사실상 김 부위원장의 즉위를 찬양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김 주석 때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된 이날 추도대회는 오전 11시48분 사회주의자들의 국제연대를 상징하는 인터내셔널가(歌)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공식 행사를 마무리했다.
추도대회가 끝나자마자 곧이어 12시쯤 조포와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광장에 운집한 군중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주민이 3분 동안 묵념했으며 기관차와 선박 등이 운행을 멈추고 고동을 울렸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방송매체는 전날 김 위원장 영결식에 이어 이날 추도대회 진행 과정도 생중계로 주민들에게 보여줬다.
한편 28일 북한TV에서 공개한 김 위원장의 영결식 행사에 앞서 김 부위원장이 마지막 참배를 하는 영상에 젊고 세련된 여성이 등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위원장 근처에 자리 잡은 이 여성은 늘씬한 키에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으며, 김 부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와 동생인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똑같은 검은 상복을 입고 있었다.
더구나 이 여성은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들어서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여정 앞을 아무 거리낌 없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여성이 김 부위원장의 부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만약 김 부위원장의 정식 부인이라면 이런 식으로 숨어서 등장할 가능성이 없다"며 "김 위원장과 그의 둘째 부인 김영숙 사이에서 태어난 김설송이나 김춘송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