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대대적인 장군 감축에 들어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보도했다. 미군은 향후 5년간 상위 계급을 10% 줄일 계획인데 이 같은 규모의 감축은 옛 소련 붕괴에 맞춰 군사력을 줄였던 냉전시대 종식 이후 처음이다.
미군은 이미 장군 직위 가운데 27개를 폐지했으며 향후 5년 간 모두 102개 자리를 없앨 계획이다. 이 가운데 47명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 작전에 참여한 전투 병과 장군이며, 90명은 준장 또는 소장 직급이다. 4성 장군이 임명되던 이라크사령관, 아프간 사령관, 유럽주둔 미군사령관 등 4자리도 사라지게 된다. 중장이 사령관으로 임명되던 23개 군단 규모 부대에는 앞으로 소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WP는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현재 직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장군들을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있을 필요가 있는' '있으면 좋은' '있으면 괜찮은'의 네 부류로 나눈 뒤, 전체 장군의 10%를 '있으면 괜찮은'으로 분류해 상당수를 해고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군의 장군 감축은 2001년 9ㆍ11테러 이전 평화 시기 당시로 군사력을 돌리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의 하나로 알려졌다. 이라크전 종전, 아프간 철수 결정과, 국방비 삭감에 따른 긴축의 시대를 대비한 조치이기도 하다.
미군은 또 테러와의 전쟁 10년간 간부층이 비대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971년 베트남 전쟁 당시와 비교할 때 군인 숫자는 절반으로 줄었으나 4성 장군 숫자는 그 때와 동일하다. 이에 따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3월 952개의 장군직을 850개로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게이츠 전 장관의 결정 이후 7개월 사이 장군은 도리어 14명 늘었다고 WP는 지적했다. 장군 해고를 주도하고 있는 국방부의 윌리엄 고트니 중장은 "지난 10년간 전쟁에서 얻은 교훈은 평평한 것이 빠르다는 것"이라며 군의 수평적 체계를 강조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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