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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반갑지만은 않은 '가계부 판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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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반갑지만은 않은 '가계부 판매 급증'

입력
2011.12.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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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새해 결심'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을 돕는 상품이 많이 팔립니다. 담배를 끊으려는 흡연자들을 위한 금연보조제, 살을 빼려는 사람들을 위한 실내 운동기구, 이밖에 영어회화 서적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결심 상품'중에는 가계부도 있습니다. 새해에는 돈 좀 아껴 쓰자, 낭비를 줄이자는 생각에 연초에 가계부를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보다도 가계부가 유난히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오픈마켓인 G마켓은 최근 1주일 간 가계부 판매가 전년 대비 23%나 증가했습니다. 옥션과 롯데닷컴 등에서도 가계부 매출이 전년보다 15~20% 급증했다고 하네요.

사실 가계부는 '결심 상품'인 동시에 '불황상품'이란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아무래도 씀씀이를 줄이고 허리띠를 더 졸라매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는데, 그런 이유에서 가계부 구입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지요. 지금 가계부 판매급증의 배경엔 바로 내년에 닥치게 될 힘든 경제상황이 반영되어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입니다.

사실 요즘 가계부는 옛날 것과 크게 다릅니다. 단순히 수입 지출 항목을 정리하던 예전 가계부와 달리 지금은 통장과 보험 등 각종 금융상품과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의 사용내역을 관리하는 재테크 기능까지 더한 가계부가 많죠. 신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해 다이어리처럼 예쁘고 다양한 색상으로 디자인한 것도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서는 가계부와 통장지갑 등을 한꺼번에 구성한 세트상품도 잘 팔린다고 합니다. 통장지갑은 통장과 영수증, 동전, 신용카드 등을 포켓에 나누어 보관할 수 있는 지갑을 말합니다.

자신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적절히 지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만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매우 현명한 태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계부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불황을 체감하는 사람도 늘었다는 뜻이어서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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