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인 백내장 수술의 시술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내장 수술 때 노안 치료 시술을 함께 받는 사람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러브안과 부설 국제노안연구소는 지난해부터 2년간 백내장 수술 환자 1,008명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40, 50대가 46%(461명)를 차지했다고 29일 밝혔다. 과거 백내장 수술이 60대가 다수였던 데 비한다면 큰 변화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주천기 안센터장은 "수술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예전에는 눈이 불편해도 참다가 뒤늦게 수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엔 일찍 수술하는 환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백내장 초기에 주로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추다 시력이 나빠질 만큼 악화하면 혼탁해진 수정체를 빨아내고 인공수정체를 넣어주는 수술을 했다.
이 조사에서 백내장 수술 환자의 43%(437명)가 노안 수술도 같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 50대 환자 중엔 백내장과 노안 동시 수술 환자가 58%(461명 중 268명)에 달했다.
백내장과 노안 동시 수술 때는 원래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인공수정체 대신 노안 개선용 특수렌즈를 넣는다. 이 특수렌즈는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해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다 잘 볼 수 있게 해준다. 수술 후 백내장 치료 효과뿐 아니라 돋보기를 쓸 필요도 없어져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주 센터장은 "특수렌즈가 나온 초창기인 5, 6년 전에는 안전성을 염려해 시술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시술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노안과 마찬가지로 나이 들어 생기는 병이다. 수정체가 흐려져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밝은 곳에서 잘 안 보인다. 박영순 국제노안연구소장(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백내장과 노안은 대체로 함께 오기 때문에 눈의 불편이 커진다"며 "환자의 시력을 정밀하게 측정해 제작한 특수렌즈는 노화가 진행되면 조절력이 떨어지는 인공수정체와 달리 반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신경 이상이나 각막 혼탁이 있는 사람, 당뇨병으로 망막이 손상된 환자는 백내장 노안 동시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검사를 받아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시력이나 눈의 상태에 맞는 특수렌즈를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특수렌즈는 한쪽 눈에 약 250만원선. 최대 수십 만원 정도인 인공수정체보다 비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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