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삼성의 2군 구장이 있는 경산 볼파크. 올해 입단한 신인들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자율훈련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그 주인공은 올해 오릭스에서 퇴단하고 8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국민타자' 이승엽(35ㆍ삼성)이다.
삼성과 총 11억원(연봉 8억원ㆍ옵션 3억원)에 계약한 이승엽은 지난 13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고 간절한 마음을 갖고 시작한 자율훈련이다.
올해 대만에서 아시아시리즈까지 치른 삼성 선수들은 대부분 쉬고 있다. 경산에서 훈련 중인 1군 선수는 올시즌 타격 3관왕에 오른 최형우와 조영훈, 이정식 등이 전부다.
이승엽은 '얼굴이 좋아 보인다'는 말에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것 같다. 고향에서 잘 먹고 잘 쉬고 있다.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5kg이나 늘었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그는 올해 오릭스에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잔부상에 시달리며 1, 2군을 오르내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도 15개에 그쳤다.
올해 밑바닥까지 경험했던 이승엽은 내년 시즌에는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경산에서 쉼없이 보름 정도 훈련을 하면서 잃어버렸던 자신감도 되찾았다.
이날도 이승엽은 오전 9시30분에 도착해 달리기로 가볍게 몸을 푼 뒤 후배인 이정식과 캐치볼을 했다. 이후 강기웅 2군 타격코치, 김재걸 주루코치와 함께 토스 배팅을 하면서 서서히 방망이를 달궜다.
이승엽은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적응을 못하면 핑계 밖에 되지 않는다. 비시즌 동안에 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해 내년에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류중일 삼성 감독으로부터 내년 시즌 3번 타자로 신임을 받은 이승엽은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홈런에 대한 욕심보다는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소금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즌 목표도 100타점 이상을 올리는 것이다.
이승엽은 "삼성의 훈련이 세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정말 열심히 훈련을 해서 팀에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들만 둘을 두고 있는 이승엽은 개인적인 소원을 묻는 질문에 "자녀 욕심이 많다. 딸을 꼭 낳고 싶다. 아내를 닮은 딸이면 정말 예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경산=노우래기자 s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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