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EO와의 대화록'으로 본 안철수의 사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EO와의 대화록'으로 본 안철수의 사고

입력
2011.12.28 17:36
0 0

"회사가 지원하는 연구개발직 교육비가 제한적이다."(안철수연구소 직원), "교육 재원도 연봉, 복지 등과 같은 재원이어서 급격히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안철수 당시 안철수연구소 CEO)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안철수연구소 CEO 시절 직원과 나눈 대화내용의 일부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복지 예산을 늘리는 가운데 일각의 관측과 달리 안 원장이 재원을 무시한 무조건적 복지 확충에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본지가 28일 입수한 안철수연구소의 'CEO와의 대화록'에는 복지관, 교육관, 인생관 등 베일에 가린 '안철수 코드'의 단초를 엿볼 수 있다. 간염으로 휴직했다가 복귀한 안 원장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6개월 간 인사 담당자를 배석시키지 않고 매일 1시간씩 직원들과 대화 자리를 가졌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교육비는 늘릴 것"이라면서도 "개인 발전은 개인 책임으로 회사가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은 개인 의지가 중요하지 회사도 도와주는 역할에 불과하다"고도 말했다. 한 직원이 '만학 준비를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자 안 원장은 "자기가 치열하게 고민해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며 "주변 사람의 조언은 참고가 될 뿐"이라고 조언했다.

추천 도서로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ㆍ세계화)에 대해 남이 못 보는 면을 새롭게 해석했다"며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를 꼽은 점도 이채롭다. 이 책이 전통적 민족국가(올리브나무) 대신 세계화의 법칙(렉서스)에 맞출 것을 강조한 '세계화 찬양서'이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진실이 아니라 왜곡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 "(CEO와 부서장 간 대화 등) 정보가 부족한 사람끼리 얘기해 봤자 제자리에서 맴돌 뿐"이라며 직원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했다.

안 원장은 '사장님에 대한 문의에 일일이 답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일일이 답변하는 전통은 오래 됐고 업무가 과중하더라도 그것 역시 우리 자산"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드러내길 꺼려한다는 통설과 거리가 있는 답변이다.

안 원장은 "저는 40대에 적응하는 스트레스가 있다"면서 "나이, 행동, 반경, 업무 등이 바뀌면 말투, 생활습관, 행동패턴 등을 끊임 없이 바꿔 적응해야 한다"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DVD를 300~400개 갖고 있고 <클래식> 을 재미있게 봤다""책은 아마존에서 원서를 주로 구입한다""가방에 2㎏ 가량 메모지를 들고 다니며 아이디어를 적는다", "제 방에 두고 간 신장 15㎝, 무게 100g, 인상착의는 조금 지저분한 샤프펜슬을 찾아가라"는 일상적 이야기도 나왔다.

한편 안 원장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지난 20일 자신 소유의 문정동 훼미리아파트(161㎡)를 11억원 가량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안 원장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신변 정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