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년째인 초중고 교원평가에서 교사 2,197명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능력향상 연수를 받게 됐다.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생활지도' 분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8일 발표한 '2011년 교원능력개발평가 시행 결과 및 내년 맞춤형 연수 운영 기본계획'에서 이 같이 밝혔다.
평가 결과 학생들이 교사에 대해 느끼는 항목별 평균 만족도(5점 만점)는 수업준비(3.94점) 분야가 가장 높았고 이어 평가 및 활용(3.89점), 수업실행(3.88점), 사회생활지도(3.81점), 개인생활지도(3.74점) 순이었다. 평가자별 만족도는 학생 3.85점, 학부모 4.15점, 동료교원 4.74점으로 지난해 각각 3.77점, 4.12점, 4.66점보다 일제히 올랐다. 학생이 가장 낮은 점수를 주고, 동료 교사가 가장 후한 평가를 한 셈이다.
올해 평가에는 전국 초중고 및 특수학교 1만1,067개 학교가 참여했다.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평가한 전북교육청 소속 770개 학교는 제외됐다. 참여율은 학생 78.9%, 학부모 45.6%, 동료교사 89.9%였다.
교과부는 평가 결과 동료교원평가 2.5점 미만 또는 학생만족도 2점 미만인 교사 359명을 210시간 이상의 장기연수 대상자로, 학생만족도 2점 이상 2.5점 미만 교사 1,820명을 60시간 이상의 단기연수 대상자로 결정했다.
이들 2,179명은 전체 평가 대상자 38만2,396명의 0.5%에 해당하며, 지난해보다 1,003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2년 연속 장기연수자는 교육과학기술연수원이 주관하는 집합연수를 받아야 하며, 이 기간 동안 수업에서 배제된다.
그러나 평가자 규모 등이 사전에 고려되지 않아 단 1명의 평가로 낙제점을 받는 교사가 생기는 등 교원평가 방식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경기 과천시 한 초등학교의 J 교사는 학급 33명의 학생 중 단 1명만이 평가해 2.33점을 받고 연수 대상자가 됐다. J 교사는 "교육청에서 '컴퓨터실에서 강제로 평가를 시켜 참여율을 높이는 등 편법은 쓰지 말라'는 공문을 받고 평가를 학생 자율에 맡겼는데, 단 1명의 장난스러운 평가가 교사로서의 나의 능력을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가 되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망연자실해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가자가 일정 숫자 미만일 경우 연수를 면제한다는 식의 기준을 마련하면 참여율을 높인 교사가 역으로 불이익을 받게 돼 전체 참여율이 낮아질 수 있다"며 "문제가 있는 경우 사례별로 소명 및 이의신청을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명 절차는 16개 시도교육청 별로 제각각인데다 개인정보 보호 자체가 불가능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교육청의 경우 소명을 하려면 교사의 소명신청서, 학교장의 소명신청서, 교사 및 학부모위원 소명심사회의 결과와 회의록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J 교사는 "방학 때 교사회의, 학부모회의까지 소집해 구제해 달라고 광고를 하느니 연수를 받는 것이 낫다는 학교 권고에 연수를 택했다"며 "교사직에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들이 '학부모 만족도 평가'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평가에 참여하는 학생에게만 상점을 주는 등 강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담임 교사가 어떤 학부모가 참여했는지 파악이 가능한 실정이라 학부모들은 비밀 보장을 믿지 못해 소신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조건적 독려보다는 학부모에게 친절하게 과정을 설명하고 모바일 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