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나라인 남태평양의 사모아가 내년에는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나라가 된다. 날짜 변경선 인근의 섬나라인 사모아가 119년 만에 표준시간을 조정해 29일 밤 12시에서 30일을 건너 뛰고 곧바로 31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표준시간을 바꾼 데는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최근 뉴질랜드, 호주, 중국 등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국가와 교역이 늘면서 이들 국가와 시간대를 맞춰 교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날짜가 서로 달라 호주, 뉴질랜드 등과 교역할 때 사모아가 일주일 중 일하는 이틀을 손해보기 때문이다.
사모아가 금요일이면 호주, 뉴질랜드는 토요일이고 사모아가 일요일이면 호주, 뉴질랜드 등은 월요일이어서 상호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를 두고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세계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나라'라는 기존의 관광 마케팅 전략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변경해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근 미국령 동사모아와 적용되는 시간이 다른 것도 문제다. 표준시간은 사모아만 바뀌며 동사모아는 기존 시간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활권이 비슷한 주민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CNN은 또 사모아에서 남쪽으로 800㎞ 밖에 떨어지지 않은 통가와 24시간 차이가 나는 등 이웃 국가와 시차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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