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열린 28일 베이징(北京), 단둥(丹東) 등 북한인이 많은 중국 도시에서는 추도식이 거행됐다.
베이징 차야오양(朝陽)구의 주중 북한대사관은 조기가 걸린 채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추도식을 열었다. 삼엄한 경비 속에 이른 오전부터 관계자와 베이징 거주 북한인들이 조화를 들고 찾아왔다. 베이징의 북한식당 옥류관에도 아침부터 상복을 입은 북한 사람들이 모여 오전 9시부터 추도식을 거행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단둥 시내의 선양(瀋陽)북한영사관 단둥영사사무소와 북한식당 등에서도 북한인들이 모여 CC(중국중앙)TV가 조선중앙TV를 받아 생중계하는 평양 영결식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단둥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파견된 관료와 무역상들은 이날 오전 7시께부터 침통한 표정으로 단둥 영사사무소 분향소를 찾아 김 위원장 영정 앞에 헌화하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하는 김 위원장의 과거 영상과 조문 장면 등을 위성으로 시청했다. 영사사무소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평양고려식당과 압록강변의 삼천리식당, 단둥 시내의 고려식당 등에도 북한 종업원들이 수십 명씩 모여 북한 TV를 시청하며 추모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들은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 공황 상태를 보였던 것과 달리 안정을 되찾은 듯 차분한 모습이었다. 단둥 영사사무소 앞에는 중국 공안이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고 북한식당들도 출입문을 굳게 닫아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문을 위해 영사사무소를 찾은 북한인들은 심경을 묻는 보도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지린(吉林)성 훈춘(琿春)과 투먼(圖們) 등 두만강 유역의 북중 접경지역은 이날 김 위원장의 영결식에 맞춰 양국의 통행이 전면 봉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둥 지역은 평소처럼 북중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단둥해관(세관)도 정상 운영돼 이날 오전 화물을 실은 트럭과 화물열차가 압록강철교를 건너 신의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단둥의 한 대북 무역상은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내부 동요를 막고 물가 안정을 꾀하기 위해 북중 교역을 조기 정상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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