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열린 28일 통곡의 바다가 된 평양금수산기념궁전과 달리 경기 파주시 장단면 도라산 전망대(해발 156m)에서 바라본 북측은 한없이 적막했다.
김 위원장이 숨진 지 열 하루째인 이날 오전 11시 북한 최남단 선전마을인 개성 기정동 마을에는 첨탑 위로 조기(弔旗) 게양된 인공기만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주민 10여명이 논두렁을 걷는 모습이 간간이 포착될 뿐 집단적 움직임이나 행렬은 보이지 않았다. 논에서는 트랙터가 움직였다.
전망대에서 불과 5㎞ 거리인 개성공단도 평소와 다름 없었다. 개성공단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잇는 도로에는 공단을 오가는 차량의 행렬이 이어졌다. 도라산 전망대를 관리하는 육군 관계자는 “오늘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파악된 바 없다”며 “우리 군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경계근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도 고요했다. 자유의 집 앞마당에서 올려다본 판문각(북측 관망대) 앞에는 북한군 병사 1명만이 나와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이 병사는 남측 취재진이 몰려오자 이따금 쌍안경을 들고 남측 동향을 살폈다. 판문각 창에는 모두 커튼이 내려져 있었지만 북측 관계자가 안에서 조용히 창 밖을 관측장비로 바라보는 장면이 보였다.
판문점을 찾는 남측 관광객은 하루 평균 500여 명. 이날도 오전 일찍 수십명이 다녀갔다. JSA 경비대대 관계자는 “북에서도 하루 평균 30~50명의 관광객이 판문점을 찾는다”면서 “최근에도 북측 관광객이 오는데 오늘은 오전까지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JSA에서 불과 1㎞ 떨어진 북한 213민경초소에는 경계근무를 서는 북한군 병사 3명의 모습이 보였지만 복장이나 무장 형태에 변화는 없었다. 병사들은 망원경을 들어 남쪽 전망대쪽을 바라보다가 평소와 다를 바 없다는 듯 이내 고개를 돌렸다. 북한은 29일까지 애도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