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좀 올려주세요, 그래야 저도 끊을 것 같습니다!"
한 젊은 사무관의 제안이 이명박 대통령의 웃음보를 건드렸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열린 '2012년 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다. 이번 업무보고는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격의 없이 듣고 싶다"는 이 대통령의 주문으로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복지부 공무원과 의료계 전문가 등이 둘러 앉아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복지부 건강정책과의 한 사무관이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과자 두 봉지 값"이라며 "솔직히 나도 아직 끊지 못했는데 싼 담뱃값이 이유 중 하나"라면서 대통령에게 '담뱃값 인상'을 제안했다. 그는 "담뱃값 인상으로 마련된 재원으로 (노인 질환) 예방정책에 투자하는 것이 어떠냐"며 "철없는 사무관의 치기 어린 발언이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용단을 내려주시라"고 당차게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은 물론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고 딱딱했던 분위기에 윤기가 돌았다. 이 대통령은 "말은 애국적인데 행동이 비애국적인 사람이 있다"면서 "사무관부터 담배를 끊겠다고 이 자리에서 약속하라"고 농담을 던져 다시 한번 폭소가 나왔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 여부에 대해 딱 부러지는 답을 하지는 않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필요성은 수긍하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문제라 쉽지 않다"는 취지의 말로 고민스런 속내를 내비쳤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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