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투신 자살한 대구 중학생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27일 피해 학생에 대한 가해 학생들의 가혹행위와 금품 갈취의 주 원인이 인터넷 게임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 게임을 운영하는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 게임업체의 운영 서버를 압수해 숨진 A(13)군과 가해자인 B(14), C(14)군의 '메이플 스토리' 게임 접속 위치 및 시간, 아이템 구입 내역, 캐시 충전 내역, 해킹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A군의 유서에는 B, C군이 자시에게 이 게임의 캐릭터를 키울 것을 강요했고,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금품을 갈취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아이디가 해킹 당하자 A군에게 복구를 지시하며 금품 요구 및 폭행 강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유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다른 동급생 D군이 A군 폭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같은 반 친구와 B, C군이 A군을 무릎 꿇리고 손들게 해 벌 세우기, 뺨 때리기, 현금 3,000원 뺏기, 숙제 대신 시키기 등을 했다고 시인했다"며 "D군이 부인하고 있어 CCTV 및 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B, C군이 갈취한 금품이 25만여원으로 알려졌으나 올해 초 70만원이던 A군의 통장 잔고가 20만원으로 줄었고, 2학기부터 용돈을 1주일에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려 달라고 해 수시로 추가 용돈을 주었다는 A군 유족의 진술 등으로 미뤄 이들이 갈취한 금액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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