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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리 타고 150만명 韓中 바닷길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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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리 타고 150만명 韓中 바닷길 건넜다

입력
2011.12.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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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중국항공사들이 한중 간 저가항공 상품을 출시했을 때 항만업계는 한중카페리의 암울한 미래를 점쳤다. "비행기로 한 두 시간이면 가는데 누가 배를 타겠느냐"는 회의론이 우세했다. 그래도 인천항과 평택항의 한중카페리들은 부지런히 거친 파도를 갈랐다. 그 결과 올해는 역대 최다 국제여객 기록을 세우며 '한중카페리 전성시대'를 열었다.

150만명 배로 황해를 건너

1990년 열린 인천~웨이하이(威海) 간 항로를 시작으로 현재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한중카페리 항로는 10개나 된다. 1990년 9,159명이었던 인천항 국제여객은 1992년 한중 수교로 교류 물꼬가 트이면서 2000년에는 41만9,644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92만2,400명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더 늘어나 인천항은 이달 20일 개항 이래 처음 국제여객 100만 명에 돌파했다.

후발주자인 평택항도 올해 11월 말까지 46만978명이 한중카페리를 이용해 이미 지난해 기록(40만8,899명)을 가뿐히 넘어섰다. 현 추세라면 역대 최다인 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평택과 중국을 연결하는 항로는 2005년 룽청(榮成)과 르자오(日照)로 2개가 개설된 뒤 롄윈강(連雲港)과 웨이하이 항로가 생겨 현재는 4개가 됐다. 산술 평균한 항로 한 개별 여객은 인천항을 앞선다.

바닷길에도 한류 바람

한중카페리의 주 고객은 소규모 무역상인 일명 보따리상이다. 우리 세관의 통관 강화에 맞서 지난달부터 중국도 한국산 공산품 반입을 제한해 보따리상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올해도 한중카페리 여객 두 명 중 한 명은 이들이다.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출입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제여객 76만1,579명 가운데 보따리상은 34만435명(44.7%)이다. 상인들의 국적은 중국인(41%) 한국인(38%) 재중동포(16%) 대만인(4%) 순이다.

나머지는 절반은 순수 관광객이다. 초창기 관광객 비중이 30~40%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특히 단둥(丹東ㆍ관광객 80.8%) 텐진(天津ㆍ80.5%) 다롄(大連ㆍ77.5%) 항로는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항만 업계는 관광객 증가는 한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성철 인천항만공사 차장은 "인천항에서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인 춘천으로 직행하는 관광코스까지 생겼다"며 "최근에는 국제여객 중 젊은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인천과 평택, 엇갈린 희비

한중카페리 여객이 늘어나며 인천항과 평택항은 각각 신국제여객터미널 건립에 박차를 가했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총 사업비 5,397억원 중 48%인 2,588억원을 국토해양부에 요청한 인천항은 목표보다는 적지만 1,400억원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일단 재정지원 사업의 길을 튼 것이다.

반면 국토부가 1,860억원을 들여 2014년 말까지 완공하기로 했던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재정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급한 대로 잔교 등을 설치해 늘어나는 여객과 화물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금도 2만6,000톤급 2개 선석에 카페리 4척이 접안하고 있는 평택항 국제여객부두에는 2013년 초 옌타이(煙臺) 항로가 추가로 개설될 예정이다. 평택항만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항로개설 요청이 와도 수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임시시설로 버텨야 할 상황이라 인천항에 비해 한중카페리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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