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출범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위원 구성을 놓고 당 안팎에선 "참신해 보인다""한나라당의 '웰빙 이미지'와 흡사하다" 등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외부 인사들에 대해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성이 두드러지고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반면 유명 인사의 2세와 명문대 출신 등 소위 '주류' 인사들이 대부분이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혼자 결정하는 바람에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선 '정치인 등 유명인사 2세'가 다수 포함돼 한나라당의 '엘리트ㆍ부자 정당'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위원장을 비롯해 11명의 비대위원 중 3명이 정치인 2세들이다.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는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딸이며,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별세한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의 손자다. 비대위원 대부분이 서울대, 하버드대 등 명문대 출신인 점도 부정적 이미지를 키울 수 있다. 당내에선 쇄신파인 주광덕 김세연 의원 등 2명이 들어갔지만 상대적으로 '온건 쇄신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이어서 비대위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위원장의 비대위 인선 과정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당이 급박한 위기상황에 처한만큼 비대위 구성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어야 하는데 대부분 인선을 박 위원장 혼자 결정하면서 인재풀을 스스로 좁힌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전여옥 의원은 "반(反) MB(이명박 대통령)에 좌파 색을 조금 섞어 물타기를 하려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비대위가 다양한 이념∙노선 스펙트럼을 갖추지 못하고 보수 편향성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비대위원 개개인의 차별성이 두드러져 참신해 보인다는 점에선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수석의 경우 개혁 성향이 돋보이며, 한국경영학회장을 지낸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희망제작소 이사를 맡고 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4대강 사업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인물이다.
여기에 '벤처 1세대'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와 26세의 젊은 벤처기업인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 등 대부분이 박 위원장과 개인적 친분이 없다는 점도 평가 받을 만한 대목이다. 원희룡 전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김 전 수석의 비대위 참여는 최상의 카드"라며 "창조적 파괴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주목하겠다"고 썼다.
당내에선 친박계 의원들을 배제하고 쇄신파 의원들을 중용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71세로 최고령인 김 전 수석부터 26세의 이 사장까지 다양한 세대를 포함시킨 것은 '세대 통합'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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