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새 지도체제와 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글렌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상황을 포함한 한반도 현안을 긴급 논의했다.
비공개 회동 이후 임 본부장은 "미국은 북한이 올바른 신호를 보내기만 하면 대화에 응할 충분한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임 본부장은 또"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는 올바른 조건 아래 대화가 재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며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냈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날 이례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장례식에 대해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혀 귀를 의심한 기자들이 "정말이냐"고 확인 질문을 했다.
북한의 대화 의지만 확인되면 미국의 대북 식량(영양) 지원 및 3차 북미 고위급 회담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 본부장이 두 차례나 북한 시그널이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미국은 구체적 대화 재개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한미 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 본부장은 이날 '올바른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취임 이후 미국의 북미대화 의지가 강해진 상황이어서 임 본부장의 발언은 속도 조절용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휴가 차 워싱턴을 찾은 성 김 주한 미 대사도 이날 국무부에서 당국자들과 한반도 현안을 논의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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