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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권에서 실력 인정받은 지휘자 이영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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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권에서 실력 인정받은 지휘자 이영칠

입력
2011.12.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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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9ㆍ22일 불가리아 소피아 필하모닉, 27일 플레벤 필하모닉, 2월 10일ㆍ17일 폴란드 오폴레필하모닉…. 이들 동구권 오케스트라의 일정이 6월까지는 확정돼 있다. 지휘자 이영칠씨(42)의 내년 상반기는 또 동구권의 호텔 아니면 아파트를 전전하는 생활이 될 전망이다.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악원에 2003년 입학, 동유럽과 인연을 맺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 콘서트홀에서 모스크바 필하모닉을 지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를 들려주고 모처럼 집으로 돌아온 그를 만났다. 서유럽 아니면 미국이 클래식 생산과 소비의 준거인 한국 클래식계의 관행을 되돌아 보게 하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단기필마로 주유하는 사람 특유의 직설법이었다.

_최근 모스크바에서 한 연주는 어땠나.

“불가리아에서 협연했던 첼로 주자 알렉산드르 크냐제프가 추천해서 이뤄진 무대인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 등 헤비한 레퍼토리였으나 관중의 열띤 호응 덕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연습 시간이 사흘밖에 안 됐던 그 무대는 이를테면 나를 시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에서 원하는 곡은 완벽하게 해준다는 자세가 먹혔는지 내년에도 다시 부르겠다고 약속하더라.”

_동구권의 텃세도 만만찮다던데.

“경제력, 즉 개런티 면에서 서구에 비해 떨어지지만 음악적 수준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게는 150여 작품에 이르는 레퍼토리가 있다. 크든 작든 풍성한 경험을 쌓고 기회를 만들자는 각오로 맞선다.”

_거기 특별한 가능성이라도.

“구미 무대에 진출하려면 큰 매니지먼트사를 통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의 입소문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시간은 걸린다. 그러나 내가 안달하지 않는 것은, 나를 평가할 사람들은 오케스트라 단원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들은 프로이므로 지휘자의 능력을 즉각 알아차린다. 베를린필 지휘자 사이먼 래틀도 바닥에서 정상으로 올라갔지 않은가. ”

_자신감이 상당하다.

“내 지휘의 강점은 정직하다는 데 있다. 해석이 정통적이다. 내 최대의 원칙이라면 작곡가를 모독하지 말자는 것이다. 악보에 충실한 건 그래서다. 지휘자의 실력은 단원들이 가장 잘 안다. 한 번 함께했던 단원들이 나를 지목해 다시 부른다.”

소통의 달인인가.

“아시아 사람이 외국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고정 관념이 오히려 나에게는 장점이었다.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큰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는 티켓을 팔아야 하므로 관객 동원이 되지 않는 사람은 절대 다시 안 부른다. 테너인 도밍고나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인 뱅게로프가 지휘봉을 잡는 것은 단적으로 티켓 판매 때문이다.”

그는 “실력 있는 한국인으로 대접 받고 싶다”고 말한다. 내년 후반기쯤 함부르크를 기점으로 서유럽 무대 진출을 생각 중이다. 연말께는 일본 무대를 생각하고 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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