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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대중스타들의 무대 성적표/ "뮤지컬 김준수 단연 으뜸…연극계 스타마케팅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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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대중스타들의 무대 성적표/ "뮤지컬 김준수 단연 으뜸…연극계 스타마케팅은 아쉬움"

입력
2011.12.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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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올해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TV, 영화 등에서 활동하던 대중스타들이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서는 일이 부쩍 늘었다. 이른바 스타마케팅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배우들이 매체를 가리지 않고 연기 활동을 펼치는 일은 이제 단기간의 트렌드로만 볼 수 없게 됐다. 대중의 인지도만이 아닌 실제 무대에서의 활약상을 냉정히 판단해 옥석을 가려야 할 때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연 관계자들과 관객들은 올 한 해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섰던 대중스타들의 연기를 어떻게 평가할까. 공연 관계자 18명과 인터파크 티켓 트위터 계정(@InterparkTicket) 팔로워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토대로 연극과 뮤지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대중스타와 아쉬움을 남긴 스타를 알아봤다.

우선 무대에서도 빛이 난 스타로는 뮤지컬 '모차르트'에 출연한 그룹 JYJ 멤버 김준수를 꼽은 이들이 많았다. 공연 관계자 18명 중 7명이, 관객 100명 중 44명이 그의 무대 연기를 칭찬했다. 김준수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의 2010년 초연에 이어 올해 재공연에도 출연했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는 김준수에 대해 "고음이 특히 매력적인 독특한 음색과 성실한 자세, 무대 장악력 등 관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뮤지컬 스타로서의 조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며 "'렌트'의 마크 역에도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흥 명동예술극장 극장장도 "아이돌의 스타성을 넘어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고 평했다.

이미 '지킬 앤 하이드' 등을 통해 탁월한 연기력과 티켓파워를 입증한 조승우를 인상적인 스타로 답한 이들도 많았다. 라이선스 공연인 '지킬 앤 하이드'를 한국의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의견과 함께 연기의 집중력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뮤지컬 외에 연극에도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승우를 실망스러운 스타로 꼽은 이들도 있었다. 고희경 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은 가장 인상적인 배우와 가장 아쉬운 무대를 남긴 배우 모두에 조승우를 들었다. 그는 "조승우는 한국 공연 시장을 확대하는 데 가장 분명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작품성 면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많은 '조로'에 출연한 것을 두고 "대중스타 이전에 뮤지컬 전문 배우로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조승우가 앞길을 막는 선택을 했다"고 평했다.

동명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에 출연한 김현숙 역시 로맨틱 코미디에도 잘 어울릴 뮤지컬 배우로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대 연기가 아쉬웠던 스타로는 김규종('궁'), 봉태규('폴링 포 이브'), 박칼린('넥스트 투 노멀'), 김동완('헤드윅') 등 올해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선 스타들 대부분이 꼽혔다. 특히 뮤지컬 '페임'에 출연 중인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는 연습 부족은 물론 턱없이 부족한 출연 회차를 지적 받았다. 티파니는 지난달 시작해 내년 1월 말까지 계속되는 두 달여의 공연에 단 10회 출연한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의 이용우는 어색한 연기와 노래로 극의 흐름을 방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 대상 트위터 설문에선 아쉬웠던 스타로 특정 인물을 꼽는 대신 "준비 안 된 아이돌"이란 답도 있었다.

올해는 연극계도 '산불'(조민기), '키사라기 미키짱'(김남진), '이기동 체육관'(김수로, 솔비), '민들레 바람 되어'(이광기), '미드썸머'(예지원), '버자이너 모놀로그'(김여진, 정애연), '웃음의 대학'(정웅인), '나는 너다'(송일국) 등 대중스타가 출연한 작품이 꽤 많았다. 하지만 연극의 스타마케팅은 공연 관계자와 관객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레드'의 강신일이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해 난이도 높은 텍스트를 설득력 있게 소화했다"(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는 평과 함께 4표를 얻었고, 그 뒤로 예지원, 정보석('우어파우스트'), 김여진, 김수로 등이 1~2표씩을 나눠 가졌다. 가장 아쉬움을 남긴 배우로는 '블루룸'의 송선미(8표)가 꼽혔다. 조형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은 "영화와 무대 연기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타 출연 연극이 우후죽순 기획되고 있지만 평론가들은 대중스타를 앞세운 연극을 아예 관람하지 않았다며 설문에 응하지 않아 제작 현장과 평단의 괴리를 드러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허순자 서울예대 교수는 "외국에서도 대중스타가 연극에 출연하지만 우리처럼 대중무대와 연극무대가 확연히 구분돼 있지 않아 설득력이 없는 캐스팅 사례는 별로 없다"며 "대중스타 기용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상업공연인 뮤지컬과 달리 연극에서는 인지도보다 배우의 역량을 기준으로 캐스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문에 응해 주신 분들(가나다순)

고희경 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 구자흥 명동예술극장 극장장, 김선경 블루스퀘어 홍보팀장, 김아형 씬플레이빌 수석기자, 김희철 충무아트홀 공연기획부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 성수정 공연 번역가,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 이수현 국립극단 프로듀서,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 이재준 연출가, 이지나 연출가, 이현정 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장, 조용신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예술감독, 조형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 황선아 매거진 플레이디비 기자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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