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영결 보고와 의장대 사열 등의 순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된다. 이어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을 앞세운 운구 행렬은 평양 시내를 돌며 주민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한다.
영결식이 끝나면 김 위원장의 시신은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되고, 러시아 전문가팀의 시신 방부 처리를 거쳐 영구 보존된다.
영결식에는 맏상제 역할을 하는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등 유가족과 함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영호 군 총참모장 등 북한 권부의 실세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과 이복동생인 김평일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김정남의 소재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떠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김정남과 폴란드대사로 현지에 체류 중인 김평일 등은 영결식에 참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발표한 뒤 줄곧 방송매체를 통해 ‘빨치산 추도가’를 편곡한 장송곡을 내보내고 있다. 17세기 러시아 민요 ‘스텐카 라친’을 번안한 이 곡은 해방 전 항일투쟁을 벌인 독립군들이 즐겨 부르던 독립군 추모가이다.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이 곡의 가사 가운데‘독립군’을 ‘혁명군’으로 바꾼 뒤 장송곡 풍으로 편곡해 사용했다. 국가의 18개 주요 예식곡 중 하나로 지정된 이 곡은 이날 영결식에서도 행사 시작을 알리기 위해 연주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시신을 운구하는 영구차는 평소 자신이 즐겨 타던 벤츠가 될 공산이 크다. 김 주석의 영결식 때에도 “영구차는 부친이 평소 타던 차를 이용하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포드사의 링컨 컨티넨탈이 사용됐다. 따라서 ‘벤츠 마니아’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영구차는 최근 중국 방문 때에도 타고 다닌 벤츠 S600 모델 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결식 다음날인 29일 오전10시 김일성광장에서는 평양 시민 10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대적인 중앙추도대회가 열린다. 또 이날 정오에는 평양과 각 도 소재지에서 조포를 쏘며, 기관차와 선박 등은 일제히 경적과 고동을 울린다. 이 때 북한 주민들은 3분간 목례를 한다. 북한은 영결식과 추도대회를 끝으로 공식적인 장례 일정을 마친 뒤 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 구도 재편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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