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핸드볼협회가 이달 말로 해체를 앞둔 용인시청 팀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은 27일 용인시청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청춘을 바쳐 핸드볼만 해온 선수들이 팀이 없어져 운동을 못하게 되는 건 옳지 못하다"며 "어떤 경우라도 선수들이 코트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정규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이 28일 김운학 용인시청 감독을 만나 팀 존속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용인시청 핸드볼팀은 지난 23일 김운학 감독과 선수단 14명의 이름으로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용인시청 핸드볼 팀을 살려주세요'라는 호소문(한국일보 12월26일자 2면)을 올렸다. 선수들은 "용인시청 핸드볼팀이 해체되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핸드볼의 앞날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전 국민과 경기도, 용인시의 관심과 사랑, 희망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청은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2010년 말 시청 소속 전체 22개 운동부 가운데 핸드볼을 포함한 12개 종목을 지난 6월 말 해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자 핸드볼 팀이 올해 상반기에 열린 코리아리그에서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자 '해체는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용인시청은 사실상 지원이 끊긴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연일 강호들을 물리쳐 '제2의 우생순'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결국 대한핸드볼협회와 경기도협회, 핸드볼 영화 '우생순' 제작사인 명필름 등에서 하반기 운영비 6억원 가운데 3억원을 지원해 올해 말로 해체 시기가 6개월 미뤄졌다. 용인시에서는 앞으로 운영비의 절반을 외부에서 항구적으로 지원받을 방안이 마련돼야 핸드볼 팀의 존속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정규 부회장은 "SK가 팀을 인수하거나 적절하게 후원자를 구해주는 방안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놓고 검토할 계획"이라며 "해체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나 이틀 안에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체 위기 앞에서 마음을 졸이며 지내는 용인시청 선수단이 팀 해체 철회라는 큰 선물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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