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에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쓴 돈이 우리나라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외국인 지출 증가가 없었다면 3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0.8%가 아니라 0.5%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최근 비거주자 국내소비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중 비거주자(외국인)가 국내에서 소비한 돈이 3조4,000억원이었다. 원화 약세 등에 힘 입어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물가와 환율을 감안한 전 분기 대비 실질 증가율은 37%에 달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출이 성장률에 미치는 기여도는 0.3%포인트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5년 이후 외국인 소비지출의 성장률 기여도가 2008년(0.4%포인트)을 제외하고는 매년 -0.1%포인트~0.1%포인트의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추세는 4분기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10월과 11월 두 달 간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18.8%로 3분기(23.6%)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중국 관광객 증가율(39.8%)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외국인 소비지출 비중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 국내 소비 비중을 보면, 스페인이 3.3%로 가장 높았고 프랑스ㆍ이탈리아(2.0%), 영국(1.4%), 캐나다(1.1%), 독일(1.0%), 미국(0.9%) 등이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0.7%에 불과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 경제에서 외국인 소비지출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한류 확산, 쇼핑거리 확충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특히 독일, 미국에 이어 해외지출 비중이 높은 중국 관광객 유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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