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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ㆍ현정은, 김정은 만나 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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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ㆍ현정은, 김정은 만나 조의

입력
2011.12.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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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89) 여사와 현정은(56) 현대그룹 회장이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직접 조문했다. 김 부위원장이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북측 지도자에 대한 남측 인사의 방북 조문이 이뤄진 것도 처음이다.

방북 조문단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간 이 여사와 현 회장 일행은 리종혁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평양으로 이동했다. 낮 12시 평양에 도착한 방북 조문단은 백화원초대소에서 머무르다 금수산기념궁전으로 이동, 오후6시20분쯤 김 위원장 시신 앞에 화환을 올린 뒤 묵상으로 조의를 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곳에서 상주 자격으로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직접 맞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이 여사와 현 회장은 김 부위원장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고 그이(김 부위원장)께서도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여사는 조의록에 '김 위원장이 영면하셨지만 6ㆍ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썼고, 현 회장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주신 국방위원장님을 길이 길이 우리의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오후6시30분쯤 백화원 초대소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원초대소는 2000년과 2007년 제1,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묵었던 곳이다.

이번 방북 조문단은 이 여사 측 13명, 현 회장 측 5명 등 모두 18명으로 구성됐다. 이 여사 측에서 아들 홍업ㆍ홍걸씨ㆍ큰며느리ㆍ장손 등이 동행했고, 현 회장 측에선 장경작 현대아산 대표와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상무) 등이 수행했다.

앞서 이 여사는 CIQ에서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을 통해 "저희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천식 통일부 차관이 이날 새벽 이 여사의 서울 동교동 자택을 방문해 정부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그러나 이 여사 측은 방북과 관련, "순수 조문"이라고 설명했다.

방북 조문단은 27일 오전8시 평양을 출발해 돌아올 예정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파주=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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