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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이희호ㆍ현정은, 김정은 만나 조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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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이희호ㆍ현정은, 김정은 만나 조의 표시

입력
2011.12.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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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직접 만나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 부위원장이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남한 정부 허가 아래 남측 인사가 방북한 뒤 북측 지도자를 조문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이 여사는 이날 오전 8시4분쯤 아들 김홍업씨 등 가족을 대동하고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귀빈실에서 먼저 와 기다리던 현 회장 일행과 인사를 나눈 뒤 통일부 당국자로부터 간단한 출ㆍ입경 수속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포토라인에 선 이 여사는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을 통해 방북 소감을 간략하게 밝혔다. 이후 조문단 일행은 우리측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북측 통행검사소에 도착해 리종혁 북한 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조문단 일행은 북측 차량으로 갈아탄 뒤 개성을 거쳐 이날 낮12시 평양에 도착, 곧바로 백화원초대소로 안내됐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이곳에서 북측이 마련한 점심 식사를 한 뒤 휴식을 취했다. 오찬은 김기남 당 비서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이 배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최고위층에서 접대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여사와 현 회장 측의 조문이 성사된 것은 이날 오후6시20분쯤이었다. 이들이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안으로 들어서자 추도곡이 장중하게 울려 퍼졌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은 각자의 명의로 된 화환을 진정한 뒤 김 위원장 영전에서 묵상했다. 김 위원장의 영구를 돌고 나자 그곳에 김 부위원장이 맞았다.

두 사람은 김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했다. 이 여사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회고하며, 김 위원장이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조문단을 보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 회장도 2003년 남편인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 당시 북측이 보여준 성의에 감사했다. 김 부위원장도 조문을 위해서 먼 길을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이어 조의록에 글을 남겼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어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이날 오후6시30분쯤 다시 백화원초대소로 돌아왔다. 금수산기념궁전에서 5분여 거리인 점을 감안하면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은 길어야 수분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남북관계를 조망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대화는 나누기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반짝 대면'으로 끝났더라도 남북관계의 상징성이 큰 두 사람을 만난 것 자체가 남측에 대한 간접적 메시지가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만남 자체가 메시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즉 유화적인 모습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의 전면적 전환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이날 밤 늦게 김 부위원장이 다시 이 여사와 현 회장을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평양 대성구역 임흥동에 위치한 최고급 영빈관인 백화원초대소는 김 부위원장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들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방북한 조문단 일행은 27일 오전 8시쯤 평양을 출발한다. 이 여사 측은 개성공단에서 입주기업 2,3곳을 둘러보고 오후 3시쯤 군사분계선을 통과할 예정이며, 현 회장 측은 낮 12시20분쯤 귀환한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파주=사정원 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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