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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노동신문 "김정은 당 중앙위 수반"… 당·군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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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노동신문 "김정은 당 중앙위 수반"… 당·군 장악

입력
2011.12.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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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6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당 중앙위원회 수반'으로 잇따라 호칭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선군 조선의 오늘, 내일'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전국의 모든 당 조직들은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일심전력으로 받들고 있다"며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을 '당 중앙위원회 수반'으로 표현한 기사는 24일 조선중앙통신에 처음 나온 데 이어 이날 노동신문에 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당 중앙위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동안 최고지도기관의 역할을 대행하며, 당 중앙위 수반은 통상 당 총비서를 지칭한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 중앙위 위원에 오른 바 있다. 이는 김 부위원장이 이미 당 총비서나 그에 상당하는 지위에 오르고 당권까지 장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을 인민군 최고사령관과 함께 당 총비서로 공식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전부터 '강성대국'행사 준비 등 국정 운영에 직접 관여해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최근 정론에서 "김정은 동지가 최고사령관 추대 20돌을 경축하는 공연 무대를 준비했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이 1991년12월24일 최고사령관에 오른 김 위원장을 위해 20주년 경축 공연 무대를 준비해 왔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조신신보도 24일자 기사에서 "전국 각지의 김정일 태양상은 김정은 동지가 발기하고 완성시킨 '시대의 기념비적 명화'로 2012년 축전장에 사용될 초상화였다"고 보도했다. '2012년 축전장'이란 북한이 고 김일성 전 주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을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추진하던 '주체사상 세계대회'와 '친선예술축전' 등을 일컫는 것이다. 결국 이는 김 부위원장이 내년에 치러질 행사를 위해서 김 위원장의 초상화 제작을 직접 지시하는 등 국정 운영에 깊숙이 개입해 왔음을 의미한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위해 김 부위원장이 군부 다음으로 공을 들여야 하는 곳이 바로 당"이라며 "김 부위원장이 이미 당 총비서에 추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권력 중심이 국방위원회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과거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는 '주석' 직위를 비워놨듯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번에는 '국방위원장' 자리를 비워 김정일의 유훈 통치라는 모양새를 갖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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