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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잭팟을 쏜다] (4) 반값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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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잭팟을 쏜다] (4) 반값 TV

입력
2011.12.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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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TV를 사서 분해해 봤는데 제품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면 후회할 것이다."

지난달 초 한 국내 대형 가전업체 임원 대학특강에서 한 발언이다. 대형 가전사들이 애써 외면한 대형마트의 반값TV가 예상 외로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내며 품절되자 사양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 하지만 이 발언은 오히려 국내 TV시장 98%를 과점하고 있는 대형 가전사들이 대형마트의 '반값TV' 열풍에 그만큼 긴장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반값TV'라는 표현은 지난 10월 말 이마트의 '드림뷰'가 나오기 전부터 있었다. 롯데마트의 '통큰TV' 역시 반값TV를 가리키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이전의 반값TV는 화면이 작은 LCD TV가 대부분이었던 반면 이마트 TV는 32인치 LED TV라는 점에서 달랐다.

이마트가 고급 사양의 저가 TV 판매 계획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2월. 미국 등 해외에서는 엄연히 존재하는 저가 TV 제품군이 우리나라에만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저가 TV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의 벽'을 뚫기 위해 이마트는 네 차례에 걸친 시제품 생산을 거쳐 10월 중순 완제품을 내놓았다. 이마트와 애프터서비스를 맡은 삼보의 직원들은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전국 도심과 산, 바다 등 난시청 지역을 돌며 전파 수신에 문제가 없는지 수십 차례 확인했다.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박. 준비한 5,000대가 이틀 만에 동이 났고 부랴부랴 5,000대를 더 주문해 내년 1월부터 다시 팔기로 했다. 굳이 최고의 제품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비싼 고급 제품을 샀던 숙박업소, 병원 등에서 주문이 폭주했다.

뒤이어 나온 '옥션TV'는 이마트TV처럼 대대적인 광고ㆍ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2,011대를 준비해 모두 팔렸다. 최근에 나온 롯데마트의 '통큰 LED TV' 역시 준비했던 2,000대가 반나절 만에 다 팔려 재주문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갈수록 고급화 첨단화되고 있는 TV에 틈새시장이 존재할 것이라곤 누구도 생각 못한 일"이라며 "반값 TV는 어디든 틈새는 있고 잘 파고들면 잭팟을 터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시켜줬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에서 18.2%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저가형 TV사 '비지오'를 본보기로 삼아 '한국판 비지오'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국내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던 '저가 TV' 제품군을 만들어 냈다는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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