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생모가 일본에서 태어난 고영희 라는 사실을 발설하면 엄벌에 처하기로 했다고 일본 산케이 신문이 24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고영희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재일 조선인 출신이라는 점이 김 부위원장의 신격화를 통한 권력 정당화 도모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영희의 일본 출생 사실은 '최고 기밀'로 지정됐으며 발설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정치범 수용소 수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고영희의 일본 출신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 북한 당국 사이의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나아가 조총련을 창구로 하는 북일 관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간사이대 이영화 교수는 "북한 당국이 조총련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기로 하고, 기존 조선노동당 직할 단체 성격의 지위도 우호 단체 격으로 하향조절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어 "조총련이 그동안 북한 정권의 재원 역할을 해 주기도 했지만 위험한 비밀을 알고 있는 조직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고영희는 1960년대 초 대규모 재일교포 북송 때 부모와 함께 북한으로 이주했다. 만수대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하던 고영희는 1970년대 중반부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동거했으며 지난 2004년 암으로 사망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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