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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대 경영 키워드/ (상) 불확실성에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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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대 경영 키워드/ (상) 불확실성에 대비하라

입력
2011.12.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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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視界)제로의 불확실성 시대다. 갈수록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 침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의 리더십 교체 등 2012년 새해의 앞길에 안개가 자욱하다.

여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북한 리스크,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국내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임진년은 지난(至難)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복합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핵심 경영 키워드를 중심으로 난세를 돌파할 해법들을 3차례에 걸쳐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 지난 21일 오전 8시 수요 사장단 회의가 열린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39층 대회의실.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약 1시간 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의 포커스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및 금융불안 등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맞춰졌다.

삼성 관계자는 "2012년은 그 어느 때 보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의 요인이 많은 해가 될 것"이라며 "이날 회의도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냐에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고 전했다.

2012년 새해를 앞두고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년 경기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나 국내적으로나 각종 변수들과 불확실성의 요인들이 너무나 널려 있다.

먼저 각국 재정악화에서 시작된 유럽발(發) 경제 위기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회복 기미를 보이는 미국 경기도 낙관은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내적으로도 내수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감소와 고용부진, 가게부채 가중 등으로 경기하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 리더십 변화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상당 기간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대한 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1,011개사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투자 확대에 대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 가운데 '향후 경기전망 불확실성'(73.5%)이 1위를 차지했다. 이에 각 기업들도 현재 사실상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계획)을 본격 가동한 상태다.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내년 경영의 핵심 키워드는 '불확실성과의 전쟁'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중순 조직개편 및 임원승진 인사 직후 가진 첫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시 리스크 경영체제 강화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선제적 대응 방안으로 ▦준법경영 ▦특허 이슈 대응 전략 다변화 ▦품질강화 등을 꼽았다. 먼저 삼성전자는 클린경영과 공정거래 등을 실천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팀을 지난해 10월부터 조직해 운영 중이다. 또한 특허소송과 특허전략을 전담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지적재산(IP)센터를 신설, 각 사업부의 특허출원과 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고객 가치와 행복을 위한 초일류 품질 추구'란 비전을 바탕으로 품질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진두 지휘 아래 시장 상황 변동에 따른 즉각 대응을 위해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글로벌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요즘에도 매주 토요일까지 현장 출근을 강행해'월화수목금금일'로 일주일 스케줄을 짜놓고 있다. 정 회장은 직접 적절한 재고 수준 관리를 위해 매일 판매 상황 및 시장 동향도 파악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상황 변동과 경기 흐름을 주목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급격한 위기 발생 보다는 전반적으로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양적 팽창 보다는 질적 성장에 그룹 경영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의 경우 각 사업별로 완결형 조직 환경 구축에 주력하면서 불확실한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기존 4개의 사업본부 골격을 유지하되, 종전 지역별 해외 지역 대표체제를 개별 법인체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 사업본부에, 전지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사업본부장에 의한 책임경영과 스피드 경영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환율 및 원자재가격 변동 등은 LG전자가 실시간으로 체크,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 핵심 계열사와 공유하며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시키고 있다.

포스코는 불확실성 증가와 시황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미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포스코는 올해 연간 원가절감 목표를 당초 1조원에서 1조4,000억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정준양 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달 전체 포스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위기관리시스템을 전 계열사로 확대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최근 경영 환경은 '불확실과 불안정, 불연속'의 3불 시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기업은 상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경영 리스크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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