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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잭팟을 쏘다] (3) 꼬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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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잭팟을 쏘다] (3) 꼬꼬면

입력
2011.12.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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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면은 반세기에 가까운 우리나라 라면역사(48년)에서 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었다. '라면=빨간 국물'이라는 기존 상식을 깨고 지난 8월 초 출시된 이후 무려 8,0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가며 '하얀 국물' 돌풍을 일으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애플 신화'를 창조한 고 스티브 잡스를 제치고 꼬꼬면을 올해의 히트상품 1위로 선정했다. 꼬꼬면의 인기비결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무엇보다 제품 탄생부터 출시까지 완벽한 '스토리텔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 3월 KBS 2TV '남자의 자격' 라면요리대회를 통해 꼬꼬면의 전 개발과정을 지켜본 시청자들 사이에선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됐다. 마치 자신이 제품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한 듯한 느낌을 받은 것. 이는 곧바로 닭 육수와 청양고추로 빚은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맛의 하얀 국물을 "꼭 한번 맛 보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방송의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뻔했던 꼬꼬면에 진정한 숨을 불어 넣은 건 한국야쿠르트의 신속한 제품화 결정. 당시 라면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최용민 차장은 최종 녹화 다음날 새벽 경쟁사들을 제치고 곧장 원조개발자인 개그맨 이경규씨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성사를 이끌어냈다. 이후 이경규씨와 이 회사 면 연구팀은 원래 맛을 최대한 재현해 내기 위해 100번이 넘는 실험을 진행한 끝에 7월 시제품을 내 놓았다.

본격 출시에 앞서 소비자와의 쌍방향 소통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이 회사는 사내 전 직원들과 파워 블로거 등 일반인들을 시식행사에 참여시켜 그들의 피드백을 받는 동시에 입소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특히 제품 출시 초기 조리 시 물 권장량을 일반 라면과 같이 550㎖로 표기했는데 "국물이 싱거워질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기되자, 물 권장량을 500㎖로 수정하기도 했다.

아무리 스토리텔링으로 관심을 끌고 마케팅을 잘 펼쳤다 해도, 정작 맛이 없으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꼬꼬면은 출시 초기부터 대형할인점 등에서 "없어서 못 살" 정도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칼칼하고 입안 가득 감도는 담백하고 개운한 뒷맛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식품업계 관계자는 "꼬꼬면 성공 이후 하얀 국물을 표방한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과 오뚜기의 '기스면' 역시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여세를 몰아 라면사업 강화를 위해 내년 1월 1일자로 라면과 음료 브랜드인 '팔도'를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는 조직개편을 최근 마무리 지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라면과 음료사업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지금이 법인 분리의 최적기라고 판단해 분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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