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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軍지휘권'부터 접수… 당으로 장악력 확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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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軍지휘권'부터 접수… 당으로 장악력 확대할 듯

입력
2011.12.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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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총구에서 나오므로 3대 세습 성패는 군 장악 여부에 달렸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하고 나선 것은 김 부위원장이 군 장악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사회주의 독재 국가에서 군부는 권력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김 부위원장이 권력 승계 과정에서 가장 먼저 군 지휘권 접수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특히 북한은 2009년4월 헌법 개정으로 주체사상과 함께 선군(先軍)사상을 지도사상으로 병기한 뒤 군 중심의 국가 운영 체제를 구축해 왔다. 2차례의 핵 실험과 중ㆍ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통해서 이미 군사강국으로 평가 받고 있는 북한에선 무엇보다 먼저 군부를 장악하는 것이 권력 승계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점은 승계 및 장악 시점이다. 김 부위원장이 '대장'만으로는 군 지휘권을 온전하게 행사할 수 없는 만큼 또 다른 직함을 갖게 될 것이란 전망은 줄곧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당초 대북 소식통 사이엔 김 위원장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지 20주년이 되는 12월24일에 맞춰 김 부위원장이 군 직함을 갖게 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물론 김 위원장이 갑작스레 숨지면서, 이러한 일정은 순연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이 24일부터 김 부위원장에 대해 '최고 사령관' '혁명무력의 최고 영도자' 등의 표현을 쓴 것은 김 위원장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군 장악 시점을 늦추지 않겠다는 김 부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에게만 쓰던 '태양'이나 '어버이'란 극존칭을 김 부위원장에게도 사용하기 시작한 점도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25일 "21세기의 태양 김정은 동지의 영원한 혁명동지가 되자"고 독려했다. 조선중앙통신도 24일 "인민들은 또 한 분의 자애로운 어버이를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걸출한 영도자로 높이 모신 감격에…"라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김 부위원장은 북한의 비밀경찰 기구인 국가안전보위부를 앞세운 '정보 정치'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단체 'NK지식인연대'는 최근 각급 당 조직에 시달된 지시문에 '국가안전보위부의 활동에 적극 협조하며, 국가안전보위부가 해당 기관에 제기하는 의견을 조건 없이 수용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일단 명실상부하게 군 지휘권을 접수한 뒤 이를 기반으로 해서 노동당 장악력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아간 수순과도 같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 부위원장이 이르면 내년 초 '선군사상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해 선군사상에 대한 해석권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며 "총과 이데올로기를 선점한 뒤 당권까지 잡으면 권력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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