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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MB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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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MB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입력
2011.12.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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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1년도 다 끝나간다. 시간은 상대적이라고 했던 아인슈타인 원리에 따르면 국민들 시계와 MB의 시계는 많이 다른 것 같다. MB 시간은 너무 빨리 돌아서 펼치고 싶었던 747 같은 정책들을 못해 너무도 아쉬울 것이고, 국민들은 지난 4년 동안 더 팍팍해진 민생고가 대통령 때문인 것 같아 하루속히 교체되어야 하는데, 왜 시간이 이리 더디냐고 할지 모른다.

힘에 의한 통치가 화근 불러

소통부재 MB정부의 실패는 권위주의시대 기업인출신이라는 태생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세계적 석학 에리 프롬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권위의 두 종류를 말하고 있다. 합리적 권위는 능력에 기초하기 때문에 항상 겸손하고 경청하며 소통하므로 성공할 수밖에 없지만, 비합리적인 권위는 힘에 의지하기 때문에 대상들을 지배하려고 해 거기에 종속된 사람들을 착취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MB정부는 참여정부와 달리 민주화 이후 가장 큰 표 차이인 500만 표가 넘는 격차로 당선되었다는 것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권력기관을 철저히 장악해 임기 초부터 힘으로 밀어붙였다. 그러다 촛불을 만나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용산참사가 증명하듯이 공권력에 의해 밀어붙이고 급기야 미디어법을 다수의 폭력에 의해 날치기 통과시키는 등 계속해서 힘에 의한 통치를 감행했다.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그 때부터 돌아선 것이다. 만약에 MB가 민주화 이후 가장 낮은 득표율(총유권자 대비 MB 30.5%, 노무현 34.3%)로 당선된 대통령이란 사실을 깨닫고 겸손하게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중반 이후 국민들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 친서민 중도실용이니, 공정사회, 공생발전 등을 천명했지만, 내용 없는 구호에 국민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국민들은 이미 칸트가 설명하듯이 '작은 이야기없는 큰 이야기가 공허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사회를 외치면서 캠프출신들로 회전문인사를 계속 한다거나, 공생발전을 주장하면서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를 막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강제로 폐지시킨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국내적으로는 급증하는 청년실업, 중소기업의 몰락, 비정규직의 절망, 치솟는 전세값과 민생물가, 천정부지의 사교육비와 가계부채의 급증 등으로 신음하는 20~40대의 국민들이 MB정부의 반서민 재벌중심경제의 한계와 그들만의 리그에 몸서리치고 있다.

또 국제적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 및 유로존의 태생적 한계와 복지병에 멍든 남유럽 재정파탄국가들로 인해 금융과 실물경제 모두 바람 앞의 촛불처럼 전전긍긍하고 있다. 더욱이 한미 FTA의 통과로 이제 경쟁은 훨씬 더 격화될 것인데 경쟁력에서 밀리는 서민들과 중소기업들과 농어민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김정일의 죽음이 가져온 한반도 리스크 고조가 민생고를 더 어렵게 할 상황에서 오직 믿을 곳은 정부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를 신뢰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는 국민들의 절규를 귀 막고 있는 MB정부는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한다.

이제라도 잘못된 정책 되돌려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혁명을 통해 기성정치집단들을 폐기처분하고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신정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표출되는 현상에서 위기를 느낀다면 이제라도 청와대는 내가 해봐서 안다는 식의 오만과 자기만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최우선 조치는 측근비리를 엄단하고 실책을 인정하는 반성과 회개를 통해 상처 입은 국민들을 위로하고 잘못된 정책들을 다시 되돌려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부활이고, 중소언론들을 죽이는 미디어법의 결과물인 종편들의 부당광고수주 행위들의 구조적 척결이다. MB정부는 왜 탈이념적이고 상식적인 사람들까지도 나꼼수의 열광팬이 되었는지에 대해 곱씹어보아야 한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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