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라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에 떠는 직장인들을 위해 노사가 뜻을 함께 했다. 로이터통신은 독일 최대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이 직원들의 스마트폰 중독 증상을 덜기 위해 23일(현지시간) 이메일 전송 시간에 관해 노사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노사 양측이 문제를 삼은 스마트폰은 비즈니스에 흔히 활용되는 블랙베리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업무 때마다 지참한다고 해서 한때 ‘오바마 폰’으로 불렸던 이 스마트폰은 중독성 때문에 마약의 일종인 ‘크랙(crack)’에 빗대 크랙베리로 불리기도 한다.
폴크스바겐 측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근무 시간을 제외하고는 출근 전 1시간 30분, 퇴근 후 1시간 30분까지만 블랙베리폰으로 이메일을 보내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퇴근 후에도 회사가 보내는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폴크스바겐의 독일 내 6개 공장의 직원 1,154명에게 적용된다. 그러나 경영진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회사 측은 이번 합의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독일 통신기업 도이체 텔레콤도 지난해 도입한 스마트기기 정책을 통해 직원들이 퇴근 후 회사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도이체 텔레콤 측은 이 조치에 대해 “모바일 기기는 사용자에게 많은 자유를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을 중독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쌍둥이칼로 유명한 독일 헨켈의 카스퍼 로드스테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한 독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말연시 휴가 동안 경영진들을 블랙베리폰에서 해방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단지 할 일이 없어서 또는 바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습관적으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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