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최대의 명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럽이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재정 긴축에 항의하는 파업이지만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22일 공공노조의 24시간 총파업으로 버스와 지하철 등 거의 모든 대중교통의 운행이 중단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 이어지는 유로스타와 탈리스 등 국제선 열차도 멈춰 연휴를 맞아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의 발이 묶였다. 행정기관 및 병원 등도 일부 업무만 간신이 이뤄졌으며 상당수 학교도 문을 닫았다. 소방ㆍ경찰 업무도 차질을 빚었는데 일부 소방관은 연금부 청사 등으로 소방차를 몰고 가 호스로 거품을 뿌리며 시위했다.
벨기에 공공노조가 총파업을 한 것은 2012년 예산에서 연금 등 복지혜택 축소와 공공부문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110억유로를 삭감키로 했기 때문이다. 파업에 참가한 안드레아 델라 베치아는 "정부는 돈이 필요하면 노동자에게 손 벌릴 게 아니라 은행을 찾아가라"고 비난했다. 벨기에 정치권은 세계 최장기간인 541일 동안 무정부 상태로 있다가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뒤에야 연립정부를 구성해 국민의 비난을 샀다.
올해 초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세금인상과 세금환급 축소를 결정한 뒤 노조가 파업을 반복하고 있는 포르투갈에서는 철도 기술자들이 23일부터 사흘간 파업하기로 했다. 스페인에서는 국영 철도 노조와 이베리아 항공 조종사들이 파업을 앞두고 있다. 그리스의 철도 노조도 22일 5시간 동안 조업을 중단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정부의 보조금 축소에 항의해 의사들이 하루 3시간씩 파업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공항 보안요원의 파업이 일주일째 계속돼 승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런던 지하철 노조가 영 연방 최대 휴일 중 하나인 복싱데이(크리스마스 다음날)에 총파업하기로 해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의 경기가 27일로 연기됐다. 프랑스, 영국 두 나라 모두 공공부문 예산 축소가 파업의 원인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공노조 파업으로 유럽의 크리스마스가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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