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아파트 분양 전단지와 광고물. 그 안에 적혀있는 알 듯 모를 듯한 광고 문안들. 과연 그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청약에 나서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특별분양' ' 회사 소유분' '더블 역세권' 같이 그럴싸해 보이는 분양용어 이면에는 종종 분양사가 감추고 싶은 약점이나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으니, 청약자들이라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 두고 있어야 나중에 후회할 일을 줄일 수 있다.
우선 분양광고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특별분양'. 뭔가 한시적으로 제한된 수량만을 특별한 조건을 내걸어 판매하려는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미분양 분을 서둘러 팔겠다'는 뜻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일부의 경우는 초기 분양조건에 비해 계약금 비율을 낮추거나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허용하는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하면서 '특별공급'이란 광고를 하지만, 상당수는 단순히 미분양 물량을 별다른 혜택도 없이 처리하는 것을 미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업계 용어라고 보면 된다.
'회사 소유분'이란 것도 미분양 물량의 또 다른 이름이다. 혹시 분양사가 임대나 시세차익 등의 추가 이익을 노리기 위해 보유했던 알짜 물건을 시장에 내놓았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회사가 아끼며 남겨두었던 물량이란 의미를 풍기면서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남게 된 미분양 물량이라는 진짜 의미를 감추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택지지구 이름 앞에 붙은 '신(新)'. 예컨대 택지지구 이름을 붙인 '신동백'이나 '신동탄'등은 해당 택지지구 옆에 들어서는 신규 택지지구처럼 비춰지나, 실은 택지지구개발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냥 해당 택지지구 근처에 있는 별도의 단지라고 보면 된다.
'△△역 및 ○○역과 인접한 더블역세권 입지'란 문구도 낯익은 광고 문구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역과 ○○역 모두로부터 가깝지 않아 어떤 역의 역세권도 아닌 경우를 에둘러 표현하는 상투적 표현이다. 대부분 서울시내 지하철역과 역 사이의 거리는 2~3㎞ 남짓이다. 결국 지하철역까지 1.5㎞ 정도 떨어져 있다면, 서울시내에서 지하철역과 가장 멀리 떨어진 동네다. 성인 보통 걸음으로 15~20분 정도는 걸어야 하는 거리다. 참고로 지하철역 사이가 가장 짧은 구간은 서울 지하철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옛 동대문운동장역)과 을지로4가역 사이로 그 거리는 601m에 불과하다. 반면 수도권에서 역간 거리가 가장 긴 구간은 1호선 평택역과 성환역 9.4㎞이다.
역세권과 관련해서 '△△역 5분거리' 등과 같은 표현도 흔히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분양 문구에 실린 대로인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청약 전 반드시 실제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서울까지 출퇴근 ◇◇분 거리' 등과 같은 애매한 표현도 과장된 경우가 많으니 감안해서 판단해야 한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