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태극낭자들이 올해 의미있는 기록을 하나 더 추가했다. 23년 만에 LPGA 통산 100승의 금자탑을 쌓으면서 골프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통산 100승을 달성하는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지난 해까지 98승을 거둔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초반에 무난히 100승 고지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홉 수에 걸리면서 고전을 했다. 올해 상반기에 LPGA 투어 비회원인 유소연(21ㆍ한화)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99승째를 올린 뒤 좀처럼 준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통산 100승에 1승만 남겨둔 뒤 7개 대회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한국 선수들은 마침내 말레이시아에서 우승 소식을 전해왔다. 영광스러운 100승의 주인공은 지난 10월 사임다비 말레이시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24ㆍSK텔레콤)이었다. 신지애(23ㆍ미래에셋)와 함께 '코리안 시스터스'의 에이스로 부상한 최나연은 개인 통산 5승째를 통산 100승으로 장식했다. 구옥희(55)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부회장이 1988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처음 우승한 이후 23년 만의 쾌거였다.
한국 선수 가운데 박세리(34ㆍKDB산은금융그룹)는 혼자 25승을 쓸어 담으며 100승 달성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국은 박세리 이후 김미현(34ㆍKTㆍ8승), 박지은(32ㆍ6승), 한희원(33ㆍKB금융그룹ㆍ6승) 등이 승수를 쌓아가며 LPGA 투어에서 중심 세력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이후에는 '박세리 키즈'의 활약이 돋보였다. 2009년 LPGA 멤버로 정식 데뷔한 신지애는 3승을 올리며 그 해 신인상과 상금왕,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올해까지 LPGA 개인 통산 8승 사냥. 2010년에는 신지애와 같은 시기에 골프를 시작한 최나연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거머쥐며 LPGA에서 한국 골프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한국 여자선수들은 100승 달성 이후 박희영(24ㆍ하나금융그룹)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101승째를 기록했다.
'살아있는 전설' 구옥희는 "후배들이 큰 일을 해냈다. 후배들이 앞으로 200승, 300승을 향해 나갈 것이고 그 꿈을 이룰 것으로 본다. 어려운 일이 생겨도 참고 인내한다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격려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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