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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사회주의식 조문정치… 김정은 상주 역할로 지도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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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사회주의식 조문정치… 김정은 상주 역할로 지도자 부각

입력
2011.12.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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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빈소에서 맏상제 역할을 하는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모습이 거의 매일 생중계 되듯이 외부로 공개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선 대내적으로 주민들에게 새 지도자의 모습을 적극 부각시키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체제 안정성을 과시하기 위한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시신이 처음 공개된 2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영림 내각 총리,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등 당·정·군 고위 간부진을 대동하고 참배하는 모습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참배 시 눈물을 훌쩍거리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이후 외국 사절 등 조문객들을 대하면서 악수를 청하고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등 지도자의 모습을 적극 부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도 김 부위원장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해 '김정은 체제'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알렸다.

이와 관련 중국은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직후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비롯한 4대 권력기관의 공동조전 형식으로 김정은 체제의 승인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도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김 부위원장의 실명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김정은 체제 인정을 재확인했다.

홍익표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일종의 조문정치는 다음 지도자에게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장례절차에 김정은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부각시켜 차기 지도자라는 점을 대중들에게 공식화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김 위원장이 왼쪽 팔에 검은색 완장을 찼던 것과 달리 김 부위원장은 완장을 차지 않은 채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끈다. 김 부위원장은 2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된 조문 모습과 21일 노동신문에 공개된 참배 사진에서 완장을 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사망 직후 노동신문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생불멸할 것이다'라고 밝힌 구호를 근거로, 김 위원장이 죽지 않고 영원히 인민과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당국은 김 주석 사망 때에도 '위대한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이 때는 사실상 김 위원장이 모든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도 김 주석은 망자(亡者)로 인식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가능성은 낮지만 조속하게 장례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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