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하이닉스반도체를 예고 없이 전격 방문했다.
최 회장이 하이닉스 인수 후 사업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의 하이닉스를 방문한 건 최근 검찰 수사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 인수작업과 정상화는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날 경기 이천시 하이닉스 사업장에 도착하자마자 방진복으로 갈아 입고 반도체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이어 현장 근로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하이닉스의 새 주인'으로서 직원들과 사실상의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어 최 회장은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과 함께 하이닉스 경영협의회에 참석,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 박성욱ㆍ김민철 부사장 등으로부터 2012년 사업계획 및 인수작업 경과 등을 보고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 달 하이닉스 인수를 확정지은 뒤 곧바로 방문하려고 했지만 여러 문제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며 "인수작업이 막바지에 들어선 데다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하이닉스를 SK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직접 챙길 계획다"며 "하이닉스가 SK그룹의 식구가 되는 것은 하이닉스 뿐 아니라 SK에도 큰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SK그룹이 30년전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으나 2차 석유파동 등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이닉스가 SK의 한 식구가 된 것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는 의미도 있다"고 SK의 반도체 사업 인연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경영진에게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중심의 사업구조로 개편돼야 한다"며 "거시경제 지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교한 대응방안 수립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권 사장은 "그 동안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급변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 환경에 맞게 제품 포트폴리오 등을 개선하고자 했으나 오너십 부재로 한계가 있었다"며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려 하이닉스를 세계적 IT기업으로 키워달라"고 건의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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