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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北 "이희호 현정은 조문 방북 수용" 먼저 밝힌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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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 北 "이희호 현정은 조문 방북 수용" 먼저 밝힌 배경

입력
2011.12.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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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 우리 측 인사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계획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온 배경에는 향후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풀어가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은 이날 판문점 채널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의 조문 계획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우리 당국에 전달했다. 이 같은 북한의 자세는 우선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달리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신속하게 조의 표시를 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이 현 회장의 방북을 위한 별도의 의사 타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북한은 전날 아태평화위 명의로 현 회장의 조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북한이 현 회장을 직접 거론하면서 환영 의사를 밝힌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고리로 한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내비친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일단 현 회장의 조문을 적극 받아들 인 것을 볼 때 북한이 최근 계속 주장해 온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한 협상을 하자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며 “이를 매개로 향후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전략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김정은 체제 공고화 과정에서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경색 국면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우리 측 조문단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힘에 따라 우리 정부도 동행하는 정부 관계자의 지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우리 정부는 과장급 또는 그 이상의 정부 실무진 2,3명 정도만 파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측이 우리 조문단을 먼저 적극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함에 따라 예우 차원에서라도 파견 당국자의 지위를 격상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향후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혹시 있을 북측 관계자와의 면담을 위해 책임 있는 고위급 당국자의 동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측이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으로 고위급 인사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등 6명을 파견한 점을 고려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이희호 여사의 조문 계획에 동행할 인사 범위를 놓고 정부와 이 여사 측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 여사 측은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과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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