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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어린 두 학생 오죽하면 투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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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어린 두 학생 오죽하면 투신했을까

입력
2011.12.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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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여고생에 이어 대구에서도 중학교 남학생이 학생간 교내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 시린 겨울날, 어린 학생들이 아득한 아파트 고층의 가장자리로 머뭇머뭇 다가섰을 마지막 순간, 깊고 어두운 저 아래 지상을 바라봤을 그 힘없고 여린 눈망울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우리는 대체 이 어린 영혼들 앞에, 또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가해 학생들 앞에 어떻게 설 것인가. 참으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대구 수성경찰서가 공개한 중학생 A(14)군의 유서를 보면 막다른 골목에서 겪은 고통이 생생하다. 맞벌이 교사의 아들인 A군은 방과 후 집에서까지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했다. 돈 빼앗기에 물고문과 구타, 팔에 불 붙이기, 심지어 라디오 전선을 목에 묶어 끌고 다니면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라는 ‘동물놀이’에까지 폭력은 상습적이고 집요했다. 하지만 A군에겐 기댈 언덕이 없었다. 유서에는 “부모와 학교에 도움을 구하려 했으나 보복이 두려워 말도 꺼내지 못했다”고 씌어 있다.

기댈 언덕이 없기는 대전 여고생 B양도 마찬가지였다. B양은 지난 수개월 동안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왔다. 그게 B양의 잘못인지, 친구들이 나쁜 건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예민한 사춘기 여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할 때의 좌절감이다. 결국 친구들과 수업시간에 다투기까지 했던 B양은 자살 전 담임교사에게 사정을 호소했으나, 들은 말은 “가장 좋은 방법은 친구끼리 푸는 것”이라는 충고뿐이었다.

학교가 온통 학생인권조례니 체벌 금지니 하는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니 교사들이 권위를 갖고 학생을 지도할 수단이 없다는 하소연도 많다. 하지만 학교와 교사는 어떤 경우라도 확고한 가치관과 적극성을 갖고 미성숙한 학생들의 잘잘못을 가려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친구끼리 해결하라”는 충고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번 일이 벌어진 학교의 교장과 교사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교육당국 역시 학교에서 책임 있는 학생지도가 보장될 수 있도록 즉각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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