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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봉사대상 받은 안양교도소 김판중 교위/ "보육원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건 밥이 아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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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봉사대상 받은 안양교도소 김판중 교위/ "보육원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건 밥이 아닌 사랑"

입력
2011.12.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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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세끼 식사를 준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관심을 줄여서는 안 됩니다. 이들한테 밥보다 더 좋은 것은 간식일 수도 있어요. 과자 몇 봉지라도 사 들고 이들을 찾아가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한파가 불어 닥친 22일, 법조협회(회장 양승태 대법원장)가 주는 제10회 법조봉사대상을 받은 김판중(59) 안양교도소 교위는 시상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왔지만 근무 교대시간이 다가와 서둘러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도소 동료들에게도 자신의 봉사 활동을 말하지 않았다는 그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봉사활동은 해 본 적이 없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나눠주는 삶을 살아왔을 뿐”이라고 했다. 대상과 함께 상금 500만원을 받은 그는 동료들에게 ‘한 턱’ 내는 것은 포기했다. 대신 봉사 활동하고있는 여러 단체에 조용히 나눠줄 계획이다.

김 교위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1년이다. 재소자들을 이끌고 무의탁 장애노인 요양시설 ‘평강의 집’을 찾아 간 것이 그의 삶을 확 바꿨다. “재소자들이 노인 분들을 상대로 이발 봉사 서비스를 하는 동안 평강의 집 옆에 있던 보육원을 잠깐 들렸어요. 거기서 예쁜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을 보게 됐죠. 그 아이들에게 사랑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감했어요.”

그때부터 김 교위는 불우청소년들과 1대 1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런 식으로 380여명과 인연을 갖게 됐다. 매월 평강의 집을 찾아 장애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박봉의 공무원 월급이지만 술을 끊고 모은 용돈으로 월 20만원씩 평강의 집에 기부도 한다. 2008년부터는 경기 군포 지역의 노숙자와 독거노인들을 위한 행복밥상을 격주로 제공하고 있으며 형편이 어려운 재소자에게 영치금도 넣어준다.

김 교위는 “연말 연시에 보육원을 찾아 의례적인 선물 공세를 퍼붓는 정치인들을 보면 답답하다”며 “정부가 불우 어린이들에게 삼시 새끼를 해결해 주기 때문에 연말 연시에만 찾아 오는지 모르겠지만, 자라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다른 데 있음을 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법조협회는 이날 김 교위를 포함해 유욱(48) 변호사, 정복환(62) 법무사, 창원지법 진주지원 소속 직원 황재웅(50)씨 등 4명에게 봉사대상을 수여했다. 유 변호사는 11년째 새터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4년 9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해 지원하고 있고 새터민 취업지원도 그의 몫이다. 대한변호사협회 주관의 새터민 지원을 위한 법률안 마련 과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 법무사는 30년 가까이 장애우 가정을 방문해 목욕 봉사 활동을 벌인 공로가 인정됐고, 황씨는 지역 봉사단체를 조직해 소년소녀 가장을 도와 상을 수상하게 됐다. 법조봉사대상은 법조계의 기부와 나눔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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