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0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사망 이후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함께 군부대를 집중 시찰했던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이 이날 국방부에서 제출 받아 공개한 '김정일ㆍ김정은 군부대 시찰 횟수'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해 16차례나 후계자인 김정은과 군부대를 동행 시찰했다.
월별로는 카다피 사망 이후인 11월에만 7차례 실시됐고, 김 위원장의 사망 직전인 이달에도 2차례 동행 시찰이 이뤄졌다. 3일에는 평북 박천 1 비행사단, 사망 나흘 전인 13일에는 평양방위사령부를 함께 시찰했다.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은 2009년(16회)과 2010년(12회)에도 적잖이 있었으나 김정은을 대동한 것은 후계자 내정 이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권력 집단인 군에게 김정은으로의 후계 구도를 보다 확고히 인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들어 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주화 혁명이 번지고 있는 점을 감안, 더더욱 군에 대한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김 위원장이 무리한 군 부대 시찰을 강행함으로써 결국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송영선 의원은 "카다피 사망 이후 김 위원장은 김정은과 함께 군부대를 집중적으로 시찰하면서 군의 결집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운 날씨 속의 무리한 시찰이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를 불러왔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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