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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김정은 체제 구축/ '실세 핏줄' 김경희, 후견역에 머물까…수렴청정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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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김정은 체제 구축/ '실세 핏줄' 김경희, 후견역에 머물까…수렴청정 나설까

입력
2011.12.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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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동생인 김경희(56) 노동당 경공업부장 겸 당 정치국 위원은 20일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사후 북한 권력구도에서 김경희가 맡을 역할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 공표된 지 하루 만인 이날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시신에 참배하는 장면에 이어 김경희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 사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의 혈육으로는 김경희가 우선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친형 김정철 등 북한 권력자의 다른 혈족이 언론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김경희가 당분간 김정은의 후견인을 맡을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김 위원장은 2008년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이후 김정은 후계 체제 안착을 위한 안전 장치로 '핏줄'인 김경희와 남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생전에 "김경희는 곧 나 자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김경희를 전폭적으로 신뢰했다. 조선인민군 대장 직함까지 갖고 있는 김경희는 군에서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은 "김경희와 장성택이 김정은의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당분간 섭정 체제로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김경희와 장성택이 리영호 군 총참모장 등과 후견 그룹을 구성해 보좌하거나 김정은_김경희_장성택 라인의 집단 지도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경희는 이미 2008년 김 위원장이 병상에 있을 때 안정적으로 정권을 관리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김경희가 후견인 역할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자신이 김일성 주석의 '직계 혈통'인 만큼 수렴청정을 하거나 가능성은 낮지만 직접 권력장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09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내정되기 전까지 '김경희가 후계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설이 끊이지 않았다.

194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경희는 김일성 주석과 첫째 부인인 김정숙 사이에서 정일_만일(사망) 다음에 태어난 외동딸이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고, 김 주석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갑의 캠퍼스 커플이었던 장성택과 결혼했다. 외동딸 장금송은 김경희 부부의 결혼 반대로 2006년 자살했다.

김경희는 성격이 매우 직선적이고 종종 불같이 화를 낸다고 한다. 김 위원장과 같은 혈관 질환을 앓는다거나, 알코올 중독에 시달린다는 보도가 여러 번 나왔다. 한때 불화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장성택과의 관계는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외적으로는 두 사람의 관계가 대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김경희가 장성택을 배후 조종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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