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핵심 측근들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아직 전권을 휘두르기 어려운 여건 임을 감안하면 이들 측근의 영향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김 부위원장의 측근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 기점은 2010년 9월 열린 제3차 당 대표자회를 전후해서다. 후견그룹의 대표격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라인 외에도 당시 당과 군의 핵심 요직에 배치된 인물들 중 상당수가 김 부위원장의 심복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이번 장의위원회 명단에 포함돼 향후 당과 군부, 내각의 중추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먼저 당 쪽에서는 김경옥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1부부장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당 조직지도부는 당ㆍ군ㆍ정의 고위급 인사를 관리하는 막강한 부서다. 김 위원장도 사망 직전까지 조직지도부 부장을 직접 맡았었고 김 부위원장 역시 근시일 내에 이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김 부부장이 김 부위원장의 뜻에 따라 고위층을 상대로 한 인사권을 상당부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2010년 3차 당 대표자회 기념사진에서 김 위원장 바로 뒤에 섰던 박도춘 당 비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당시 당 대표자회에서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로 있다가 일약 당 비서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했다. 그의 중용에는 군수산업이 몰려 있는 자강도 책임비서 출신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따라서 향후 북한이 다루는 핵 문제에 있어서 그 동안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 부장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 체제 존립의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는 군에서는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최측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는 2010년 당대표자회에서 김 부위원장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의 공동 부위원장에 올랐고 이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북한군의 최고실세로 자리매김했다.
혁명 1세대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셋째 아들인 오일정 당 군사부장도 눈에 띈다. 그는 2010년 당 대표자회에서 56세에 당 군사부장으로 올랐다. 같은 2세 그룹이란 동질감에 따라 김 부위원장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김 부위원장의 권력 장악에서 가장 중요한 체제 단속과 관련해서는 국가안전보위부의 우동측 제1부부장과 김창섭 정치국장이 최측근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이미 김정은 체제 구축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반대파 숙청에 앞장섰으며 이미 김 부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남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아태평화위원회 맹경일 참사 등 상대적으로 젊은 인사들이 최근 중용돼 김 부위원장의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장 부위원장 라인의 최룡해 당 비서와 리영수 당 부장,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 등도 일단은 김 부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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