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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1] (9)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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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1] (9) 방송

입력
2011.12.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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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방송가는 그야말로 격변을 맞았다. 한예슬 사태나 강호동의 잠정 은퇴선언 등 크고 작은 사건은 물론, 종합편성(종편)채널 개국 등 구조적인 변화도 맞았다.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와 눈과 귀를 즐겁게 했으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등 창의적인 포맷 개발은 여전히 부족했다. 올해 방송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봤다.

드라마계 고질병, 터질게 터졌다

한예슬 파문= KBS 드라마 '스파이명월'의 주연배우 한예슬이 촬영 도중 살인적인 스케줄에 항의하며 잠적했다 미국으로 가버려 소동이 일었다. 배우의 '파업'으로 결방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한예슬의 무책임한 태도에 비난이 쏟아졌고, 쪽대본이나 연일 밤샘촬영 등 드라마 제작환경의 고질적 문제들도 도마에 올랐다. 방송가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평이 따랐다. 그러나 곧 한예슬의 촬영복귀로 사태가 일단락되며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나 생방송처럼 제작되는 현실에 대한 개선 논의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말자

강호동 잠정은퇴= 유재석과 함께 MC 투톱 체제를 구축해온 강호동이 9월 탈세혐의 비난에 '연예계 잠정 은퇴' 선언을 하고 브라운관을 떠났다. MBC '무릎팍도사'가 폐지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강호동 없는 예능'을 생각해본 적 없는 지상파 3사는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비상대책회의까지 열며 초긴장한 것이 무색하게 타격은 크지 않았다. KBS '1박2일'은 새 멤버 충원 없이도 순항하고 있고, SBS '강심장'도 이승기의 단독 진행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근 강호동 탈세 관련 소송은 각하됐다.

고소사건으로 시사 코미디 화룡점정

코미디 부활= 올 초만 해도 KBS '개그콘서트'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었다. 개그맨들이 설 무대가 없다고 호소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였다. 그러다 MBC가 2월에 '웃고 또 웃고'를, SBS가 11월 '개그투나잇'을 신설하면서 정상화 됐다. tvN의 '코미디 빅리그'는 인기 개그맨들까지 가세한 경연 형식으로 눈길을 모았고, 24일부터 시즌2를 선보인다. 특히 한동안 실종됐던 시사 풍자 코미디가 살아난 게 눈에 띈다. 무소속 강용석 위원이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 출연 중인 최효종을 국회의원 모욕죄로 고소했다 취하하는 해프닝을 벌여 한층 유명도를 높여주기도 했다.

태산명동서일필이란 이런 것

종편 출범=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을 뒤흔들 듯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었다는 고사성어처럼 떠들썩하게 출범한 종편 4사는 평균시청률 0%대의 굴욕적인 성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종편들은 12월 1일 무리하게 개국을 강행, 첫날부터 각종 방송사고를 냈다. 선정성, 편파성도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종편이 의무재전송 및 황금채널 배정, 느슨한 심의기준 등 각종 특혜를 챙기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방송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종편 4사의 황금채널 확보로 군소채널은 물론 EBS까지 채널이 밀리거나 누락됐다. 특히 직접 광고 영업으로 미디어 환경을 정글로 만들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가요 부흥 의미 있지만, 신곡은 묻혀 뒷맛 씁쓸

'나가수' 열풍= MBC 김영희 PD가 만든 '나는 가수다'는 노래 잘하는 가수들의 경합으로 시청자들을 빨려 들게 했다. 김건모 재도전이 사회적으로 공정성 논쟁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나는 ○○다'라는 패러디가 봇물을 이뤘다. 실력에 비해 대중적 인기가 높지 않았던 임재범 김범수 박정현 등이 재조명 받고, 리메이크한 옛 노래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묻혔던 가수와 노래의 재발견으로 가요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순기능이 크나, 창작 욕구를 감소시키고 음원시장을 혼란하게 했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시크릿 가든에서 뿌리깊은 나무까지

올해의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와 팩션 사극의 강세였다. 현빈앓이를 낳은 SBS '시크릿 가든'으로 시작된 올해 초 로맨틱 코미디의 인기는 차승원 공효진 주연의 MBC '최고의 사랑'으로 이어졌다. 사극은 상반기 지난해의 열풍을 잇지 못하고 다소 주춤했으나, 하반기 들어 팩션 형식의 사극이 뒷심을 발휘했다. '금계필담' 야사를 모티브로 한 KBS '공주의 남자'가 호평을 받았고, 세종의 한글배포 과정과 인간적 고뇌를 밀도있게 그린 SBS '뿌리깊은 나무'가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대한민국 모두가 오디션을 보는 그 날까지…

오디션 광풍= 엠넷의 '슈퍼스타K3', MBC '위대한 탄생' '신입사원', SBS '기적의 오디션', 'K팝스타', KBS '톱밴드' 등 올해에도 오디션 프로그램 열기가 뜨거웠다. 연예인 중심으로 진행되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일반인들의 가수ㆍ배우 도전기라는 드라마를 접합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방송사들마다 엇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자 차별화를 위해 상금 높이기 경쟁을 벌이는 등 부작용도 없지 않다. 방송사들이 새로운 예능 포맷 개발에는 손을 놓은 채 시류에만 편승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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