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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북한 표정/ 北주민 집단통곡… 진짜 슬퍼 우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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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이후-북한 표정/ 北주민 집단통곡… 진짜 슬퍼 우는 건가

입력
2011.12.2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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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의 눈물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거리에서 무릎을 꿇은 채 대성통곡을 하고, 김일성 주석의 동상이 있는 만수대로 몰려가 집단으로 눈물을 쏟았다.

일부 외신은 북한 주민이 지도자를 잃은 상실감과 미래에 대한 공포 때문에 실제로 슬픔을 느낀다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전문가 브라이언 마이어스의 말을 인용해 "고립된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이 특별히 순수하고 고결한 민족이라고 믿는다"며 "그 때문에 부모 같은 지도자를 따라야만 악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강력한 국가주의와, 독재체제에 따른 가부장주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주민들이 지도자를 아버지처럼 여겨 그의 존재 자체를 숭배하고 추종한 점이 눈물을 쏟은 이유라고 보도했다. 케리 브라운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 담당 수석 연구원은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경제적 풍요가 가능하다고 믿는 북한 주민에게 지도자의 사망은 큰 슬픔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외신은 북한 주민의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보았다.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해 흘리는 위선적 눈물이라는 것이다. BBC방송은 많은 사람이 모여 우는 모습이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하며 "진심으로 슬퍼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북한에서 사회적 권력을 이용한 정신 개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들의 눈물을 자발적이기보다는 정신개조에 따른 것이라고 보았다.

집단적 히스테리로 보는 시각도 있다. 1989년 방북했던 영국의 정신과 의사 앤서니 대니얼은 BBC 인터뷰에서 "두려움과 불안이 섞여 나타난 집단 히스테리"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은 감정을 드러낼 일이 거의 없다"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사회 구성원들의 감정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사람은 눈물을 흘리는 타인을 볼 때 슬픔을 느끼고 슬픔은 미디어에 의해 증폭된다"며 "심지어 대중 속에서 함께 눈물 흘리는 걸 즐기기도 한다"고 보도하면서 스탈린과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망 당시 슬퍼하던 모습을 보기로 들었다. BBC는 북한 주민의 눈물에 강압적 체제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눈물이 권력 변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WP는 "비록 슬픔으로 결집했지만 이는 군중의 힘을 대변해 정권에 잠재 위협이 될 수도 있다"며 "눈물을 3대 세습에 대한 지지로만 해석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NYT는 "주민은 슬픔을 나누며 힘과 용기를 얻을 것"이라며 "이는 정권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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