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크기가 거의 같은 행성 2개가 최초로 발견됐다. 두 행성 모두 온도가 너무 높아 생명체가 살기에 부적합하지만 과거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도 있어 과학계는 "쌍둥이 지구 찾기에 새 장이 열렸다"며 흥분하고 있다.
영국의 BBC는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과학자들이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거문고자리의 별 케플러-20 주위에서 지름이 지구 지름의 0.87배인 행성 케플러-20E와 1.03배인 케플러-20F를 발견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질량은 케플러-20E가 지구의 1.7배, 케플러-20F가 3배 정도다. 연구를 주도한 프랑수아 프레신 교수는 "지금까지 관측된 외부 행성 중 지구와 크기가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
케플러-20E와 케플러-20F는, 지구로 치면 태양에 해당하는 그들의 항성을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돌고 있어 표면 온도가 각각 760도, 427도 나 돼 물이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프레신 교수는 두 행성이 과거에는 항성과 충분히 떨어져 있어 지금보다 온도가 훨씬 낮았고 따라서 물과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중 케플러-20F는 과거 크기나 온도가 지구와 거의 비슷해 지구와 쌍둥이 꼴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두 행성은 구성 성분도 지구와 비슷하다. 중심에 철 성분의 핵이 있으며 나머지는 규산염 성분의 맨틀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케플러-20F에는 수증기로 이루어진 두터운 대기권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발견은 우리 태양계 바깥에도 지구와 크기가 같거나 작은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최초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행성을 발견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1,000광년 떨어진 별 주위에서 이처럼 작은 행성을 포착한 것도 고무적이다. 케플러 망원경은 지금까지 약 15만개의 별을 관측해 모두 35개의 외부 행성을 찾아냈지만 모두 지구보다 큰 것들이었다. 연구진은 "이제 곧 태양과 비슷한 항성 주변을 도는 쌍둥이 지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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