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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스포츠 이슈] <3> 볼트 대구육상 100m 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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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스포츠 이슈] <3> 볼트 대구육상 100m 실격

입력
2011.12.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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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1년여 부상공백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가 100m 트랙에서 자멸한다는 것은 꿈속에서나마 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그런 꿈같은 일이 8월28일 실제 일어났다.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 대구 스타디움에서다.

대회 둘째 날 남자 100m 결선에서 볼트가 부정출발로 실격, 트랙을 떠나야만 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대구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단 한번의 부정출발도 실격 처리토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 내심 9초58 세계기록 경신을 기대하던 수만 관중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계 주요언론들도 '대구발 쇼크'라는 헤드라인을 달아, 요한 블레이크(22ㆍ자메이카)의 금메달보다 볼트의 실격에 방점을 찍었다.

AP통신은 "볼트가 또다시 믿어지지 않는 일을 만들어 냈다"라고 보도했다. 볼트의 신기록 경신 못지않게 실격 그 자체가 뉴스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볼트가 약점으로 지적 받은 느린 스타트 반응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출발선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볼트가 빠진 100m 트랙의 새 왕좌에 블레이크가 올랐지만 9초92 느림보 기록으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볼트는 당초 거꾸로 뛰지 않는 한 금메달은 떼어 논 당상으로 여겨졌다. 유력한 경쟁상대인 아사파 파월(29ㆍ자메이카), 타이슨 가이(29ㆍ미국)가 모두 부상으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볼트 역시 "육상의 전설로 남고 싶다"며 눈높이를 단순히 금메달 1개를 추가하는 것에 맞추지 않았다. 실제 볼트는 실격 이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9월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대회 100m 결선에서 9초76을 찍어 올 시즌 최고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부정 출발로 자존심을 구긴 볼트는 200m에서 19초40으로 우승한 데 이어 남자 400m계주 결승에서는 37초04를 끊고 대회 유일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명예를 회복했다.

이제 볼트의 눈은 런던을 향해 있다. 그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여전히 '넘버원'이고, 올림픽 챔피언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블레이크에 밀릴 수도 있다는 일부의 전망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이 틀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매일 훈련을 하고 있다"며 "나는 도전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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