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발표 다음날 뉴욕 채널을 가동해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북한이 19일 뉴욕채널을 통해 식량(영양)지원 문제와 관련한 기술적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접촉은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서 이뤄진 첫 공식 대화다. 중국이 김정은 지도체제를 인정한 가운데 미국도 북한의 새 리더십을 대화상대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눌런드 대변인은 이날 북한 조의 표명 문제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과의 영양지원 대화에 따른 몇 가지 실무적 논의들을 뉴욕에서 가졌다”고 공개했다. 그는 “식량 지원 이외에 다른 광범위한 사안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화가 그런 수준으로 진행됐는지 말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영양지원 문제에 대한 문제점들을 명확하게 하려는 자리였으며 실무 수준의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또 “북미 접촉에서 김정일 사망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사실 여부를 말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측 참석자들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혔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북한이 애도기간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영양지원 문제가 연내 결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눌런드 대변인은 “새해 이전에 식량분배 모니터링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핵화를 논의하는 3차 북미대화에 대해서는 “미국의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북한이 애도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대화에 적극성을 보여 북미대화가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중국, 러시아 외무장관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권력공백에 따른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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